<글·이현희 강동 함소아한의원 원장>
[쿠키 건강칼럼] 4월과 함께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왔다. 흔히 질환과 연관해서 볼 때 봄은 아토피, 비염 등 ‘알레르기’의 계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또 하나의 복병이 있으니, 바로 변비다. 봄의 건조한 기운이 몸속 진액을 말려서 변비가 많이 나타나는데, 환절기에 입맛을 잃고 잘 먹지 않거나 새학기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봄은 건조한 계절 _ 따뜻한 물 자주 마셔야
만물이 생명력을 띄기 시작하는 봄은 생장(生長)을 위한 계절이다. 봄에 나무가 초록 잎을 피우기 위해 물을 필요로 하듯 아이도 진액을 많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건조한 계절의 영향으로 이를 채워주지 못하면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입안이 건조해진다. 몸에 기운이 없어 나른하고 졸리며, 특히 장운동이 활발하지 못해 변비가 많이 나타난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면 대장에 물기가 돌아 대변이 물러지고 쉽게 배출할 수 있다. 장은 약간 따뜻한 상태일 때 제 기능을 발휘하므로 따뜻한 물을 먹이도록 한다. 한방 치료를 할 때는 과한 목기(木氣, 위로 뻗어나가는 기운)를 눌러주면서 보혈해 진액이 돌도록 하는 처방을 한다.
◇입맛 잃고 편식할 때 _ 아침 식사 꼭 챙기자
봄에는 몸이 계절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체력이 약해지고 자주 피곤해질 수 있다. 특히 소화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입맛을 잃은 아이들이 밥은 잘 먹지 않고, 달고 찬 음식을 찾기 십상이다. 이렇게 적게 먹고 섬유질 섭취량이 줄어들면 변을 만드는 재료의 양이 충분하지 않아 변을 보기가 어려워진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장을 활성화시키므로 아침은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이도록 한다. 비위기능을 높이는 마사지를 집에서 해주면 좋은데, 복부에 손을 가볍게 올려놓고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듯이 부드럽게 만져주면 된다. 소화기 기능을 돕는 산사, 맥아 등의 약재 처방으로 위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입맛을 찾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학기 스트레스 _ 쓴 채소 많이 먹고 마음 편히 가지도록
자꾸 불안해하고 긴장하면 우리 몸속에 열이 생기면서 진액이 마르는데, 새학기를 맞은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원래 몸속에 열이 많은 아이들은 새학기 스트레스가 더해져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평소 속열을 만드는 생활습관을 피해야 한다. 가공식품은 인공적인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어 소화 과정에서 속열을 발생시킨다. 아이가 열감기에 걸렸을 때 바로 해열제를 사용하는 습관도 속열을 만드는데, 강제로 열을 내리면 밖으로 발산돼야 할 열이 몸속으로 가두어지면서 속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봄나물에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장 건강에 좋다. 특히 쓴 맛이 나는 푸른 채소는 속열을 내리고 진액을 생성해줘 봄철 변비에 효과적이다. 두릅나물은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미나리는 몸의 열을 없애고 갈증을 해소하며, 달래는 소화작용을 돕는다. 따뜻해진 야외에서 걷고 뛰는 운동으로 에너지를 밖으로 발산시키는 것도 속열 해소에 좋다.
새학기를 맞은 아이가 여유를 가지고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학업이나 성적보다는 새로 사귄 친구는 어떤지, 오늘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부담을 덜어주도록 한다.
[칼럼] 건조하고 입맛 잃는 봄, 아이 ‘변비’ 부른다
입력 2010-04-13 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