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후 찾아온 건선, 왜?

입력 2010-04-09 09:00

감기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시켜

[쿠키 건강]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최근 전에 없던 건선에 시달리고 있다. 등 주위에 좁쌀크기의 붉은색 반점이 생기더니, 비듬 같은 각질도 일어난 것. 황급히 찾아간 피부전문 한의원에서 최 씨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다. 건선의 원인이 한달 전 앓은 감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감기가 건선을 불러온다니,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환절기, 감기는 건선을 악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다. 감기를 앓는 과정에서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그에 따라 바이러스가 건선과 관련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발질, 비듬 일으키는 건선

건선은 크기가 다양한 붉은색 발진이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두피 등 신체 여기저기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피부병으로, 발진이 주위로 퍼져 나가거나 심하면 전신을 덮기도 한다. 피부 세포는 재생력이 빠른 편인데, 때문에 피부 위에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경우도 있다.

통계에 의하면 인구의 1~2% 정도가 건선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 내분비질환, 과도한 음주, 영양 불균형, 정신 육체적 스트레스 등이 건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처럼 건선은 뚜렷한 원인없이 갑자기 일어날 수 있으며, 병의 진행과정이나 증상도 개인마다 다른 것이 특징이다.

건선은 특히 감기 등의 감염성 질환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 가벼운 증상이 크게 악화되기도 한다. 감기 바이러스 자체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부질환까지 일으키는 것이다.

◇위생 및 보온에 신경써야

건선환자라면, 요즘 같은 환절기에 특히 개인위생 및 보온에 신경써 증상의 재발 및 악화를 예방하는 데 힘써야 한다.

원영호 하늘마음한의원(천호점) 원장은 “건선은 그 원인이 면역저하인 만큼 면역체계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병한 기간이 짧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소량 사용한 경우에는 보통 6개월 안에 대부분의 증상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발병기간이 길고 증상이 심하며, 면역억제제를 다량 사용했다면 그 두 배인 1년의 치료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때문에 한방의 경우, 스테로이드 사용은 금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치료에 집중하게 된다.

◇꾸준한 운동, 면역력 강화에 도움

건선은 전문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관리도 중요하다. 목욕을 자주하거나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는 것은 건조한 공기로 인한 감기유발을 막아준다.

술과 담배, 맵고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음식 등도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도 체내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다. 따라서 평소 완치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고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원 원장은 “가벼운 조깅이나 달리기 등 기초체력을 강화해주는 것은 건선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1주일이 3~5회, 30분 이상 꾸준히 해야만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