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자는 고통을 느끼지만 꾀병으로 오해 받는 섬유근통증후군”

입력 2010-04-09 08:40

건국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헌 교수

[쿠키 건강] 국내에서도 아직 생소한 질환인 섬유근통증후군은 30~40대 여성들에서 주로 많이 나타나고, 공식통계는 없지만 전체 인구의 약 2% 가량이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섬유근통증후군은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온 몸 이곳 저곳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되고 피곤함을 느끼는 병이다.

또한 수면 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환자들의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면 각종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특별한 질환으로 진단받지 못해 주변에서 꾀병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환자 본인은 고통을 느끼지만 주변으로부터 꾀병으로 오해 받는 섬유근통증후군에 대해 건국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섬유근통증후군이란 어떤 병(病)인가요?

“섬유근통증후군은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온 몸 이곳 저곳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되고 피곤함을 느끼는 병이다. 병을 방치하더라도 신체적 장애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만성통증이 지속돼 환자의 육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점점 악화시킨다. 특히 국내의 경우는 30~50대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떤 통증이나 증상이 수반되나요?

“통증은 주로 근육과 뼈, 인대가 이어지는 부분에서 발생하며, 목과 어깨 쪽에서 시작돼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환자의 10% 정도는 통증이 심해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관절염의 증상과 흡사해 후끈후끈 쑤시거나 근육이 뻣뻣해지기도 한다. 수면장애와 만성피로감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며, 심할 경우 우울증 등 정서 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 외에도 섬유근통증후군은 하나로 규정짓기 힘든 50여 가지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르기도 하다. 이 중 가장 흔한 세 가지 증상은 전신성 동통, 신체 부위의 압통, 전신 경직을 포함한 피로 및 수면 장애이다.”

-섬유근통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요?

“현재까지 섬유근통증후군 발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유전적 요인 ▲만성적인 수면 장애 ▲뇌의 이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과잉 각성 ▲근육 세포의 이상 등의 요인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산후통, 우울증, 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에게서 발병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섬유근통증후군은 스트레스, 우울증 등과 관련이 많다. 여성의 경우 남성들에 비해 근육량이 적어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는데다 아직까지 여성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남성들보다는 제한적인데도 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출산 후 아이를 돌보는 불규칙한 생활리듬으로 신경전달호르몬, 엔돌핀 등이 감소, 근육을 수축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통증을 가지고 내원하는 환자에 대해 3가지 검사를 하고 검사들을 종합해 질병 판정을 한다. 먼저 우리 몸에 분포해 있는 근육 압통점을 체크하고, 문진을 통해 류마티스관절염, 당뇨병 등으로 인하 통증인지를 구별한다. 또 혈액검사를 통해 면역질환 또는 내분비질환으로 인한 통증인지를 선별하게 된다.”

“치료는 우선 약물 복용을 통해 통증을 감소시켜 환자가 스스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약물 사용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심한 환자는 항우울제를, 수면장애를 동반한 통증 환자에게는 항경련제인 ‘리리카’를 처방하고 있다.”

-섬유근통증후군, 예방은 어떻게 하나요?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스트레스 잘 이겨내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또 숙면을 할 수 있도록 수면을 방해하는 환경이나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 근피로가 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섬유근통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