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열·기침·코·가래등 감기 증상별 특징과 대처방법
[쿠키 건강칼럼] 겨우내 감기를 달고 살던 아이, 이제 좀 나았는가 싶었는데 환절기 날씨에 또 다시 콧물을 흘리며 아프다고 징징거린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지만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를 보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열나고, 콧물에 재채기까지 정말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복잡 미묘한 질환 감기. 대표적인 감기 증상별 특징과 현명하게 감기를 이기는 방법을 강남 함소아한의원 김정열 대표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보자.
◇‘온 몸이 불덩이’ - 열감기= 감기로 인해 열이 나는 것은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작용 때문이다. 몸의 항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체온이 올라가는 것이니 해열제 사용은 자제하고 2~3일 정도 곁에서 돌보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특히 발열은 초기 감기에 많이 나타나는데, 나쁜 기운이 피부 표피에 머물러 있는 상태니 적당히 열을 내어 땀을 흘리면서 감기의 나쁜 기운을 발산시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돌봐주세요= 아이가 열이 날 때는 이불을 덮거나 옷을 약간 덥게 입혀서 땀을 내게 한다. 땀은 우리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하면서 열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열로 인해 탈수 증세를 일으키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보리·결명자차나 인동덩굴차를 보리차 끓이듯 엷게 먹이는 것도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소화기능도 약해져 있으니 밀가루, 기름에 튀긴 음식은 줄이고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인다.
◇‘콜록 콜록’ - 기침감기= 감기에 걸리면 유난히 기침이 잦은 아이들은 대체로 소화기, 호흡기 등이 약해져 기침을 하거나 감기가 오래도록 낫지 않아 기침을 하는 것이다. 기침이 나는 것은 기관지나 폐 안에 들어온 이물질을 기침을 통해 밖으로 배출하려는 것이므로 기침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비염, 축농증과 같은 2차 질환이 생기거나 모세기관지염, 천식, 후두염(크루프)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관찰해야 한다. 특히 기관지가 약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 기침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돌봐주세요= 물은 가래 배출에 도움이 되므로 수시로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아이의 기관지를 자극하면 기침이 더 심해지므로 집 안팎을 깨끗이 하고 습도는 50~60%로 적절히 조절해 준다. 살구씨 40g에 물 1리터를 붓고 2~3시간 정도 달여 차로 마시게 하면 기침이 가라앉는 효과가 있다. 단 살구씨의 뾰족한 끝 부분에는 독성 물질이 들어있으므로 반드시 더운물에 불려서 껍질과 끝은 버려야 한다. 또한 설사나 빈혈 증상이 있는 아이에게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코막힘, 콧물이 주르르’ - 코감기= 한방에서는 폐나 대장의 기능이 약하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콧물, 코막힘이 잘 생긴다고 본다. 특히 아이들은 폐기능이 약해 콧물 코막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맑은 콧물로 시작했다가 그대로 방치해두면 누런 콧물로 변하며 양도 많아진다. 코감기가 오래되면 만성 비염, 축농증, 중이염과 같은 2차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콧물, 코막힘 증상과 함께 변비나 설사를 하는 아이라면 대장 기능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장과 폐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한쪽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한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돌봐주세요= 코감기에 걸렸을 때는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뜨거운 수건을 코 위에 잠시 얹어주거나 뜨거운 김을 쏘이게 하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간단한 마사지도 도움이 되는데, 두 눈 사이의 중간점(인당혈)을 약간 아픈 느낌이 들도록 검지로 밀어 올리듯 눌러주면 된다. 콧속에는 어느 정도의 콧물이 있어야 코 점막이 제 기능을 발휘하므로 콧물을 멎게 하는 약이나 뽑아내는 기구는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대추 15g과 감초 2g을 함께 달여 먹이는 것도 좋다. 대추와 감초는 코막힘, 콧물 같은 염증이 있는 감기에 효과적이며 감초가 비장과 폐를 보호해주므로 감기로 잃은 입맛도 살려준다.
◇‘그르렁 그르렁’ - 가래감기= 감기에 걸렸다 하면 유난히 가래가 많이 생기는 아이들은 한방에서 폐에 습담(수분이 정체돼 생긴 노폐물)이 많이 쌓였거나 찬 기운이 침입해서 생겼다고 본다. 가래의 상태를 보면 가정에서도 쉽게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데, 가래가 많고 끈끈해 잘 뱉을 수 있는 경우에는 폐에 습담이 쌓인 것이고, 가래가 묽거나 색이 희고 거품 같은 것이 섞여 있을 때는 폐에 찬 기운이 침입한 것이다.
△이렇게 돌봐주세요= 가래가 많이 끓을 때는 무엇보다 아이를 편하게 쉬게 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게 해야 한다. 물은 가래를 묽게 해서 배출을 용이하게 하기 때문이다. 단 가래는 이물질을 내보내는 역할을 하므로 가래를 없애는 약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실내 습도는 약간 높게 유지하되 적절한 환기를 통해 지나치게 습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가래를 삭이는 약재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잘 익은 배의 속을 파낸 후 잘게 썬 도라지와 꿀을 채워 넣고 1~2시간 정도 중탕하면 된다. 도라지는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 점막의 염증을 없애며 꿀은 전해질과 기운을 보충, 배는 폐의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지긋지긋한 감기, 증상별 대처법
입력 2010-04-08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