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판막 협착증, 호흡곤란 등 증상 없어도 조기 수술 해야”

입력 2010-04-08 07:40

[쿠키 건강] 심장 초음파 진단 시 대동맥 판막이 심하게 좁아져 있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는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빨리 수술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강덕현 교수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1년 동안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순환기내과 박승우 교수)에서 매우 심한 대동맥 판막 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197명을 분석한 결과, 증상이 나타난 후 수술을 받은 환자(95명)는 18명이 심장에 문제가 생겨 사망했고 이중 9명은 급사했다고 7일 밝혔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 수술한 환자(102명)에서는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가장 굵고 중요한 혈관인 대동맥의 대문인 ‘대동맥 판막’에 칼슘이 쌓여 석회화가 일어나는 등의 이유로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판막 사이즈는 4㎠이지만 판막이 쪼그라든 심한 협착증의 경우 0.75~1㎠이며 매우 심한 협착증의 경우 0.75㎠에 불과하다.

이처럼 판막이 협착되면 심장 혈액이 대동맥 쪽으로 잘 나가지 못해 호흡곤란과 흉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수술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칼슘이 더욱 축적되기 때문에 자연 회복이 되지 않고 약물 치료 등으로도 치료되지 않는다.

그동안은 증상이 없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의 치료법을 선택함에 있어서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관찰을 하면서 진행과정을 지켜보면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수술을 하면 수술에 따른 위험 부담이 만만치 않아 둘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전 세계 대동맥 판막 치료 지침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연구 결과”라며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가 금속 또는 조직판막을 이용해 판막을 바꾸는 치환술을 하고 적절한 관리를 하면 합병증 없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심장학계 세계 최고 권위지인 ‘서큐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4월 6일 발행)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