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경직됐던 뼈와 관절,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은 필수
[쿠키 건강] #운동 마니아 정모(38·남)씨는 봄의 시작을 그 누구보다도 기다려왔다. 겨우내 실내에서만 했던 운동을 야외에서 할 수 있기 때문. 이에 정씨는 따뜻한 봄이 시작되자마자 본격적으로 축구 동호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씨는 무릎 반월상 연골판 손상 부상을 입고 말았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몸이 아직 덜 풀린 상태에서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앞으로 3개월 간 운동은커녕 병원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30cm에 육박하는 폭설과 영하 10도를 훌쩍 넘기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유난을 떨던 성난 동장군이 드디어 물러갔다. 모처럼만에 찾아온 따뜻한 기온은 몸은 물론 마음까지 녹여주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겨우내 웅크리고만 있던 몸 동작은 자연스레 커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어떤 순간에도 방심은 금물. 따뜻해진 날씨에 긴장까지 풀리게 되면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할 수 있다. 겨우내 경직됐던 뼈와 축적된 피하 지방은 관절과 척추 주변 근육의 지나친 긴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따뜻해진 날씨에 설렌 스포츠 마니아들의 경우 다양한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굳어 있는 관절·근육·인대, 무리한 운동으로 부상 위험 빨간 불
추운 겨울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움직임이 없는 겨울 동안 관절과 근육, 인대 등은 긴장 상태이기도 하다. 따라서 따뜻해진 날씨에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척추에 과다한 하중이 집중되면서 예기치 못한 질환이나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십자인대 파열 등의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이 중요하다. 이에 관절, 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운동 전·후,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고, 운동 종목은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걷기 운동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되는 운동이며, 자전거 타기도 좋은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의 경우 관절에 가는 하중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나 척추 및 관절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매우 좋다.
◇골다골증 환자는 더욱 주의
골밀도가 현저히 낮은 상태인 골다공증 환자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 내내 활동량이 줄어듦과 동시에 골밀도도 함께 낮아져 뼈가 매우 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골다공증 환자는 작은 충격에도 압박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압박 골절은 척추 뼈가 앞쪽으로 납작하게 찌그러진 형태가 되는 것을 말하는데, 증세가 심해지면 척추후만증이나 신경 마비 증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김 원장은 “골다공증 환자나 의심되는 사람이라면 병원을 찾아 골밀도를 측정한 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추천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칼슘과 비타민D 섭취 위주의 식단을 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필수, 방심은 금물
추위가 조금 누그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겨울이 완전하게 끝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반가운 따뜻한 날씨에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동 전과 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통해 경직돼 있는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직 완벽하게 녹지 않은 빙판길을 걸을 때는 낙상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날씨는 언제든 다시 추워질 수 있기 때문에 보온성 있는 외투를 반드시 챙겨 입고, 따뜻한 차를 많이 마시며, 따뜻한 찜질이나 반신욕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따뜻한 봄볕에 풀린 몸, 관절 부상 주의”
입력 2010-04-06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