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만연한 발암물질, 제대로 알고 피하자

입력 2010-04-06 07:33

[쿠키 건강] 암 발병에는 유전, 식습관,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최근에는 생활 속 발암물질에 의한 암 발병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환경부에 따르면 충남지역 석면 광산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4057명을 조사한 결과 폐에 석면섬유가 쌓여 생기는 진폐증인 ‘석면폐증’ 환자가 179명, 폐암 환자가 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석면폐증은 폐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어 전체 주민 중 약 5%가량이 잠재 폐암환자인 셈이다.

또한 최근 지난 2007년 기름유출 사고가 있어났던 태안 일부 지역에서도 사고 후 15명의 암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기름유출과 암 발병의 상관관계에 대한 자세한 역학 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생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발암물질이 많다. 암 발병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발암물질의 종류와 위험성 등에 대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 혈액종양내과 박은경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대표적인 발암물질

△석면=건축 단열재로 널리 쓰이는 석면은 오래된 집을 고치거나 재건축 할 때 날리는 가루를 흡입하면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축적된다. ‘폐암’, 늑막에 생기는 종양인 ‘중피종’, 폐에 심한 염증이 생긴 후 섬유화돼 딱딱해지는 질환인 ‘폐섬유화증’, ‘늑막염’과 같은 다양한 폐질환을 일으킨다.

△다환 방향족탄화수소(PAHs)=이는 여러 개의 벤젠이 연속적으로 연결돼 이뤄진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화학·석유정제품을 만드는 작업장의 연기와 자동차 매연, 담배연기, 난방화석연료의 연소물, 원유에 포함돼 있다. 이밖에 음식을 조리·가공할 때 숯불구이 등을 태워서 먹을 때도 우리 몸으로 유입된다. ‘골수종’, ‘백혈병’, ‘악성림프종’ 등을 유발한다.

△기타=드라이크리닝 세탁에 사용되는 솔벤트, 목공 작업장에서 나오는 목재 분진, 합금·전기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비소, 인쇄 작업장에서 접할 수 있는 잉크와 유기용제에 포함돼 있는 톨루엔, 아세톤도 발암물질이다. 황색 안료 등에 쓰이는 카드뮴, 페인트와 방부제 등에 들어있는 6가 크롬, 도금·합금·용접 작업에 사용되는 니켈도 발암물질에 속한다.

◇마스크·장화 등 작업시 보호장비 필수…작업장 환기 잘해야

작업장에서 이러한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호 장비 착용과 작업 환경의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발암물질은 공기 속으로 휘발돼 호흡기로 들어오거나 피부 접촉만으로도 몸속으로 유입될 수 있다.

때문에 비투과성 장갑과 장화, 신발덮개, 고글, 안면가리개를 착용해 피부를 보호하고 방진마스크, 방독마스크 등을 사용해 호흡기를 보호해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휘발성이 강한 독성 물질의 흡입이 더욱 잘 일어나므로 환기를 자주 시켜주는 게 좋다. 이때 인공적인 환기 장비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숯불구이 등 탄 음식 주의…분진 많은 공사장 출입 피해야

일상생활 속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숯불구이 등 탄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탄 음식에 함유된 ‘니트로소우레아’라는 발암물질로 인해 위암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숯불구이처럼 불꽃이 직접 음식물에 닿아 검게 탄 요리는 섭취하지 말고 숯불구이를 할 때 연기를 직접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한다.

유류를 다루거나 페인트 등의 염료를 직접 사용할 때에는 강한 냄새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석면 가루 분진이 많은 작업장이나 공사장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TIP.발암물질 노출에 유의해야 할 직업군
1. 고무,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 제조
2. 의류, 가방, 신발 등 섬유 및 가죽제품 제조
3. 가구, 목재 등 나무제품 제조
4. 석유 정제품 및 핵연료 제조
5. 운송업 및 자동차, 트레일러 수리·제조
6. 출판, 인쇄 및 금속 관련 산업
7. 석탄, 원유 및 우라늄 광업
8. 세탁소, 주유소, 미용실 등 휘발성 물질 및 염료를 다루는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