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인천의 대형병원인 길병원이 입원 환자 조모씨에게 내시경을 과다하게 실시하다 의료분쟁에 휘말렸다. 어떤 의료분쟁이든지 양측의 주장을 들어봐야 하는게 당연한 일. 이 사건은 이제 양측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병원측은 이 사건을 감정이 아니라 상식선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환자측은 병원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개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의료전문지 데일리메디에 따르면 환자 조모씨가 입원한 것은 2008년 9월. 허리를 다쳐 동네 의원에 일주일간 입원했지만 고열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악화돼 8일 만에 가천의대 길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환자는 길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감염내과에 입원했으나 4일이 지난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환자 상태는 크게 악화돼 있었다.
치료받는 과정 중 감염내과에서 위출혈 때문에 내시경을 무려 10차례나 받았다. 문제는 치료 과정. 환자 부인인 손 모씨는 이 과정에서 병원측이 환자측에 적절하게 고지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환자측에 따르면 감염내과에 입원한 환자에게 내시경을 9번을 하면서도 가족들에게는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을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10번째 내시경할 때에 비로소 소화기내과로 전과시켰다.
실제로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내시경 시술 동의서에는 수술명에 응급내시경 지혈술이라고만 돼 있을 뿐 주치의와 수술 집도의 기록란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아 환자측에게 적절하게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병원에서는 통상적으로 소화기내과가 아닌 타과에서 응급 위내시경을 하는 경우 선택진료비 선택문제로 있어 소화기내과의 어떤 전문의가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수차례에 걸친 내시경에도 불구하고 이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주치의는 위 절제를 권했고 환자측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기겠다며 병원와 환자간의 불신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됐다.
심지어는 병원을 옮기겠다고 하자 "우리가 고칠 수 있다. 못 보내주겠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는게 환자측의 주장이다.
또한 병원이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원무과에 근무하는 친척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들어 협박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길병원측은 내시경 시술 횟수가 많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항생제 과다사용은 이미 감염된 상태로 이송돼 왔기 때문에 항생제를 부득이하게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위출혈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른 병원으로 가겠다는 환자의 주장을 막은게 아니라 "환자 상태를 좀더 지켜보자"는 말을 했을 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병원관계자는 병원도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일부 병원비 감면 등 일부 보상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길병원은 환자측이 어떻게 산정했는지 모르지만 7억원의 무리한 요구를 해오고 있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요구에는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병원측 관계자는 “차라리 의료소송을 걸지 여기저기 언론에다 의료사고 내용을 알려준다”면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환자측이 제시한 7억원은 어떻게해서 나오게 된 액수일까. 환자측은 “길병원에서 720만원(헌혈증 28장 제외), 서울대병원 6000여 만원, 지역 의원에서도 1000여만 원의 진료비와 간병비 등 병원비만 1억이 들어갔다. 게다가 길병원에서 입원하던 중 집을 하도 비우는 바람에 1억 5천만원어치의 재산도 도둑맞았다. 여기에 정신적인 보상비 포함해 4~5억을 포함시켰다”고 말한다.
하지만 손 모씨는 “이러한 수치를 내가 보상비를 염두에 두고 말한게 아니다. 서울대병원으로 간 이후 길병원측은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 이처럼 무성의한 병원측 자세에 감정이 상했다. 그러던 차에 보상제안을 해서 생각나는대로 말해 버린 것”이라며 길병원측의 무성의한 태도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분개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어떤 보상을 받으려고 한게 아니기 때문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이렇게 까지는 안나왔을 것이다. 지금은 길병원 앞에서 할복자살이라도 할 심정”이라며 매우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jkim30@medical-tribune.co.kr
“길병원 무성의 탓에 7억 요구했다”
입력 2010-04-02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