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

입력 2010-03-30 16:43
상대방의 식습관 이해하고 영양 균형 있는 식단 마련해야

[쿠키 건강] 서울의 한 유통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지윤씨(29·여)는 지난 해 말 같은 회사 동료와 결혼했다. 결혼할 때만 해도 S라인 몸매는 그녀의 자랑이었는데 결혼 몇 달이 채 안되어 김씨는 자신의 체중이 결혼 전보다 5kg 이 늘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허리와 배가 구별이 모호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남편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결혼 전 식스팩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몸짱을 과시하며 은근히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고 데이트를 하고 모임에 나가던 남편은 결혼 전보다 무려 8kg 나 더 늘어났다. 그래서 회사에서 임신5개월 몸매라는 놀림을 받고 있다.

결혼 후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서 살이 찌는 현상은 비단 김씨 부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왜 그럴까?

최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범그리스의학회의(Panhellenic Medical Conference)’에서 소개된 연구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가 있다. 그리스 살로니카 대학교와 이오안니나 대학교의 공동연구진이 20~70세 남녀 1만7000명의 결혼 후 체중이나 생활방식을 조사했다.

이 조사를 통해 꿀맛 같은 신혼에 체중이 늘어날 확률은 여성이 2배, 남성은 3배 정도로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그 이유는 다름아닌 과다한 칼로리 섭취, 운동량 부족, 편한 생활이었다.

연구논문의 공동 저자인 디미트리 키오르트시스 요안니나 대학교 교수는 “결혼 후 바뀐 생활과 비만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면서 “결혼 전에는 몸 관리에 시간을 투자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려 스스로를 가꾸지만 짝을 찾고나서는 방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되도록 하루 한 끼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을 것과 간식을 줄이고 전통적인 식습관을 가지기를 권했다.

이렇듯 결혼 후 잦은 외식과 완전조리식품 구매가 늘면서 결혼 후 잦은 외식과 완전 조리식품 구매가 늘면서 영양적 불균형 상태가 오며 이 상태가 오래가는 것은 다른 질환을 불러 올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관리보험공단은 1997~2007년 건강검진 수검자 분석 결과를 ‘건강보장정책’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비만인 남성이 97년 21.6%에서 2007년 33.4%로, 같은 기간 여성은 17.2%에서 23.6% 로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나 50대 여성의 경우 10년 사이에 다소 떨어진 반면 30대 여성은 10년 사이에 비만율이 5.2% 포인트 증가했다.

평균 결혼 적령기가 이젠 30대 초반인 걸 감안하면 결혼이 여성의 비만율에 주는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에도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했거나 음주를 하는 경우 비만율이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신혼의 비만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혼 전에 상대방의 식습관과 좋아하는 음식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균형 있는 식단 마련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신혼에 나타나기 쉬운 영양 불균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멀티비타민제재를 복용하는 것도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