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대희 원장(구리시 약침한의원)
[쿠키 건강칼럼] 지루성 탈모로 필자를 찾은 20대 남성 P씨는 열이 많은 체질로 더위를 많이 타며 얼굴이 자주 달아올랐다. 그는 등·옆구리·손바닥·머리 쪽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었다.
대장이 약해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났으며 2년 전부터 고시를 준비하면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아지고 두피가 붉어지며 비듬이 증가했다.
두피가 가렵고 통증이 생겼으며 가려워서 긁으면 손가락 끝에 머리가 몇 개 씩 묻어 나왔다. 정수리 쪽부터 모발이 가늘어지더니 머리 감을 때와 평상시에 머리가 술술 빠지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정수리의 모발이 빠지니 앞자리에 앉을 때나 전철·버스에서 의자에 앉으면 다른 사람이 내 머리만 보는 것 같아 자신감이 부족해졌다. 가족력은 아버지가 남성탈모가 있었다.
탈모로 필자를 찾는 분 중 P씨처럼 지루성 탈모환자도 상당수다. 지루성 피부염은 습진의 일종으로 주로 피지샘 활동이 증가돼 피지 분비가 왕성한 두피와 얼굴, 그 중에서도 눈썹·코·입술 주위·귀·겨드랑이·가슴·서혜부(아랫배와 허벅지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으로 사타구니라고 부르기도 함) 등에 발생하는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두피의 지루성 피부염은 두피의 피지선에서 기름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한선에서 땀이 많아져 과도한 열과 기름기, 땀이 합쳐져 두피에 홍반과 염증을 일으킨다. 두피가 붉어지고 염증을 보이며 비듬이나 각질이 동반되면서 가려움증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노화된 각질과 피지 노폐물들이 두피 전체를 덮게 되며 심한 두피 통증과 악취를 동반할 수 있다.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두피 내 모공을 막아 두피 영양공급 및 순환기능이 저하돼 탈모가 나타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한 부인이 젊어서 모발이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빠졌는데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해 가슴위로 열(熱), 습담(濕痰)이 생성돼 모근의 혈액을 마르게 해 점차 모발이 가늘어지더니 탈모가 됐다는 내용이 있다.
이 부인에게 방풍통성산과 사물탕을 함께 달여 2달간 복용시켰더니 습열(濕熱)이 점차 사라졌고 약을 중지한 후 담백한 음식으로 1년간 꾸준히 양생했더니 모발이 정상으로 복구됐다고 기록돼 있다.
지루성 탈모를 치료하는 경혈은 곡지(曲池), 위중(委中), 대추(大椎)에 침을 놓고 한약은 금은화(金銀花), 연교(連翹), 방풍(防風)을 처방한다.
두피의 지루성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두피의 독맥, 족태양방광경, 족소양담경의 경혈에 두침을 놓았다. 두피에 염증이나 비듬이 있을 때 두침을 시술하면 두피의 노폐물을 청소하고 염증을 제거해 가려움증이 소실된다.
P씨는 두피를 치료하는 모발약침과 지루성 탈모를 치료하는 침치료, 하수오탕을 복용했다. 모발약침을 14회 시술하니 탈모량이 반 정도로 줄어들고 가는 모발이 올라왔으며 두피 통증이 사라졌다.
26회 시술하자 모발이 3㎝ 정도 자라 까맣게 됐다. 53회 시술한 후에는 모발이 많이 굵어지고 두피의 비듬과 염증이 사라졌으며 두피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루성 탈모를 치료하는 경혈
▲곡지 = 팔꿈치 엄지손가락 쪽 가로무늬 끝
효능 : 열을 떨어뜨림, 관절을 치료함, 기혈을 조절함
주치증 : 지루성 피부염, 피부습진, 단독(피부의 헌데나 다친 곳으로 세균이 들어가 열이 높아지고 얼굴이 붉어지며 붓게 돼 종창, 동통을 일으키는 전염병), 두통, 고혈압, 팔꿈치통증
▲위중 = 오금 중앙
효능 : 열을 떨어뜨림, 허리와 무릎을 치료함, 설사를 치료함
주치증 : 지루성 피부염, 습진, 요통, 설사, 무릎관절염, 방광염
▲대추 = 제 7경추 아래
효능 : 기를 조절함, 정신을 평안하게 함
주치증 : 지루성 피부염, 습진, 급성 열병, 기침, 신경쇠약
◇지루성 탈모를 치료하는 한약
▲금은화 = 인동과 인동의 꽃
효능 : 열을 떨어뜨림, 해독
주치증 : 지루성 피부염, 단독, 열성 감기, 발열
▲연교 = 물푸레나무과 개나리의 과실
효능 : 열을 떨어뜨림, 해독, 종기를 치료함
주치증 : 지루성 피부염, 단독, 열성감기, 갈증, 종기
▲방풍 = 산형과 방풍의 뿌리
효능 : 풍을 제거함, 습을 치료함, 진통효과
주치증 : 지루성 피부염, 두통, 항강증(뇌막염이나 경련성 병으로 목뒤의 심줄이 뻣뻣하고 아프며 목을 잘 돌리지 못하는 병), 어지럼증
◇TIP. 생활 속 지루성 탈모 관리법
1. 최소 1일 1회 샴푸하되 심한 지성두피의 경우 아침·저녁으로 1일 2회 샴푸하는 것이 좋다.
2. 적당한 운동은 두피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특히 도움 되는 운동은 물구나무서기, 줄넘기, 걷기, 달리기, 맨손체조 등이다.
3. 기름진 음식은 피지를 과도하게 생성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한다.
4. 비듬 방지에 좋은 음식 : 육류, 간, 계란 노른자, 보리, 현미, 땅콩, 효모
5. 무스·스프레이·젤은 두피와 모발에 자극을 주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6. 과로·스트레스·술 등에 의해 악화되기 때문에 자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탈모 동의보감] 지루성 탈모, 어떻게 치료할까?
입력 2010-03-30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