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만성적으로 아랫배가 불편한 증상과 함께 변비 또는 설사가 지속되거나, 변비와 설사가 며칠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변비·설사 반복형 ▲변비 우세형 ▲설사 우세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변비·설사 반복형은 며칠 주기를 두고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난다. 변비 우세형은 증상의 대부분이 변비이면서 변이 토끼똥처럼 동글동글하거나 연필처럼 가는 모양인 게 특징이다. 아랫배가 아픈 경우가 많지만 대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없어진다. 설사반복형은 대변을 볼 때마다 설사를 하는 경우다.
이 질환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할 때 대장 운동 이상 또는 내장 신경의 과민으로 인해 발생한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내과 과장은 “위, 장과 같은 소화기관은 의지대로 조종할 수 없는 근육인 불수의근에 의해 움직이는데 스트레스 등으로 이 기관들의 운동이 원활치 않게 돼 발생한다”고 말했다.
특정한 원인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시경이나 엑스레이 등의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의 약 10~15% 정도가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감기에 이어 두 번째 결근 원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평소에는 설사와 변비로 고생을 하다가도 휴가 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낮에는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다가도 밤에는 화장실에 가는 일 없이 잘 자기도 한다. 수개월 동안 증상이 없어졌다가 스트레스를 받은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은 후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한다고 해서 모두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아니다. 증상이 잦고, 오랜 기간 지속되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일 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대장암인 경우에도 변비, 설사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대장암과 달리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시작되며, 대변을 보면 증상이 호전되고, 출혈과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에 따라 장의 예민도를 떨어뜨리는 진경제,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부피형성 완하제 등의 약제를 사용하며, 약간의 신경안정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약물치료보다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에 명상이나 적당한 휴식, 음악감상 등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좋다. 적당한 운동 역시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홍 과장은 “실제 환자를 치료할 때 이 질환이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고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불안감, 스트레스가 감소돼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게 증상과 관계없는 가짜 약을 주어도 많은 환자에게서 증상이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이밖에도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하루 세끼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가져야 한다. 카페인, 술,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스트레스 받은 후 화장실 들락날락… 과민성 대장증후군 의심해야
입력 2010-03-29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