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주 금요일 제대혈 궁금증 풀어드립니다”

입력 2010-03-29 08:45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학과 이영호 교수

[쿠키 건강] 제대혈 이식은 백혈병, 소아암 등 악성질환 치료에 그동안 이용돼 왔다.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 뇌성마비 환아들 치료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제대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제대혈를 이용한 치료의 범위가 많은 연구들을 통해 점차적으로 넓어지고 있는 반면,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나 교육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국내 제대혈 이용 분야 치료에 선두 주자로 꼽히는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호 교수가 지난 25일 병원 내에 국내 최초 제대혈 클리닉을 개설하고 26일부터 상담을 시작했다.


이영호 교수는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백혈병 환자에 제대혈 이식을 성공, 국내 제대혈 치료의 1세대로 꼽히는 이영호 교수를 만나 이번에 개설한 제대혈 클리닉 운영 방안과 일반인들이 궁금해 제대혈 치료 전반에 대해 들어 봤다.

-이번에 문을 연 제대혈 클리닉은 어떤 곳인가요?

“이번에 개소한 제대혈 클리닉은 제대혈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일반인들에게 제대혈의 보관 방법, 제대혈 이식이 가능한 질병 등 제대혈과 관련된 전반적이고 정확한 의료지식을 상담을 해주는 곳입니다.”

-상담은 언제 가능하며, 상담을 하기 위해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상담 프로그램은 본관 3층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에 진행 됩니다.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진료접수를 통해 예약을 받으며, 상담 인원은 운영을 해 봐야 알겠지만 대략 10~15명 정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 최초 제대혈 클리닉이라고 하던데요?

“제대혈 치료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90년대 후반정도 됩니다. 제대혈에 대한 정보 제공이 주로 제대혈 은행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정확한 제대혈 치료 정보 전달에 제한이 있어 왔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진료 센터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제대혈 클리닉 개설 날짜에 의미가 있다고 하던데요?

“지난 1988년 3월 25일 그러니까 12년 전 국내 최초로 백혈병환자에게 성공적인 제대혈 이식을 시행한바 있습니다. 그 날짜와 이번 제대혈 클리닉 개소 날짜가 같습니다. 저에겐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이기도 하죠.”

-제대혈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국내 치료 성적은 어떤가요?

“국내 제대혈 이식은 현재까지 약 500례 정도 시행됐고, 백혈병, 소아암, 유전성대사이상, 면역기능부전환자들에게 시행돼 왔습니다. 이러한 질환의 치료를 바탕으로 지난 3월 4일에는 자가 제대혈을 이용해 뇌성마비 환자 치료를 위해 시술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1년 정도 치료 경과를 지켜봐야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질환 외에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 질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하던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제대혈을 이용한 신생아 저산소성뇌병증, 소아당뇨 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신생아 일부에 대한 치료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나 나오고 있습니다. 또 소아를 대상으로 한 치료에서 성인의 알츠하이머, 심근경색 치료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대혈 보관에 대해서 믿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던데요?

“국내 제대혈 보관기술은 세계적으로 어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실험을 통한 입증에 따르면 15년까지 보관이 가능하지만 이론적으로 그 이상 기간을 보관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영호 교수는 1984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동 대학원에서 의학석사, 박사를 마쳤다. 1991년 미국 UCLA 소아혈액종양학 및 골수이식 센터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혈액학회 제대혈이식연구회 위원장,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골수분과위원,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홍보위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소장, 병원학교 교장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