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꽃 금지하는 이유 ‘귀찮아서’

입력 2010-03-25 15:48
[쿠키 건강] 영국에서는 병원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꽃의 반입을 금지하는 병원도 있는데 과연 꽃은 어느정도 위험한 것일까.

임페리얼컬리지 기스킨 데이(Giskin Day), 나이오미 카터(Naiome Carter) 교수는 병원내 꽃 반입에 관한 문헌을 조사했다.

또한 로열프롬프턴병원과 첼시웨스트민스터병원의 환자와 의료진에게 꽃의 병실 반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BMJ에 발표했다.

영국 대다수 병원에서는 환자 침대 옆에 꽃을 두지 않도록 하거나 적어도 권장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꽃에 들어있는 수분에 유해한 세균이 들어있거나 ▲침대 옆에 놓인 꽃이 환자에게 필요한 산소를 소비해 버린다 ▲의료기기 주변에 꽃이 있으면 건강과 안전에 위험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맞는 것일까. 꽃 반입에 대해 환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연구팀은 이러한 의문점을 알아보기 위해 문헌을 조사했다.

1973년에 실시된 연구에서 꽃에 있는 수분에는 여러가지 세균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연구에서 꽃의 수분이 병원 감염의 원인이 됐다는 증거는 얻어지지 않았지만 영국보건성이 공식발표를 하지 않아 영국의 여러 병원에서는 병동에 꽃 반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1900년대 후반 꽃이 환자의 산소를 빼앗아버린다고 알려지면서 야간에는 환자의 베게 근처에 있는 꽃을 멀리 떨어트리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또다른 연구에서 꽃이 병동의 공기 조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정도로 적은 것으로 입증되면서 이러한 관습은 없어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우스엔드대학병원에서는 “정밀의료기기 근처에 꽃을 두면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꽃의 병실 반입을 전면 금지시켰지만 침대 옆 꽃과 음식물이 들어간 용기의 위험은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꽃 관리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대다수의 간호사는 꽃의 병실 반입을 반기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로 이번 의료스태프의 설문조사에서도 간호사는 꽃의 감염위험보다 관리에 따른 업무량 증가 등의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꽃은 남녀를 불문하고 정서반응, 기분, 사회적행동, 기억에 직접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유익한 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식물이나 꽃이 있는 병실의 환자는 그렇지 않은 병실의 환자보다 수술 후 진통제 투여량이 매우 적고 수축기혈압과 심박수도 낮아지며 통증, 불안, 피로감도 적고 긍정적인 감정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 교수는 “과거 병실에서는 꽃이나 허브가 치료제로 사용됐으며 적어도 200년에 걸쳐 병원 내부를 밝게 해주는 방법으로 이용돼 왔다. 현재도 병원에서는 꽃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꽃을 가꾸는데는 품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꽃을 주고받는 것은 문화적으로 중요한 행위”라며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