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 늘지만 전문상담인력은 태부족”

입력 2010-03-23 15:06
신의진 연대 소아정신과 교수, 최영희 의원 주최 아동성범죄 포럼서 주장

[쿠키 건강] 2001년에 경찰청에서 발간된 경찰백서에 따르면 1991년에 3669건으로 보고됐던 성폭력 범죄는 2000년에 이르러서는 9775건으로 10년 사이에 세 배에 가깝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범죄 발생 평균시간(범죄시계)으로 볼 때 강간은 2000년에는 1시간 17분에 한 건씩 발생하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나라 보다 인구가 3배가량 많은 일본은 1999년을 기준으로 4시간 43분에 한 건 꼴로 발생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강간 범죄율이 심각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2000년 들어 아동성범죄를 포함한 성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나 이를 치료하는 전문상담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비전문가의 일방적 성범죄 상담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최영희(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주최로 열린 ‘아동성범죄 예방 사회안전망 구축’ 포럼에서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아동성범죄 상담에 이 있어 체계적 임상 훈련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정신적 문제가 심각한 가해자나 정신적 고통이 심한 피해자 및 가족들을 다룰 경우 많은 실수와 적절한 대안을 주지 못해 혼란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직접 피해 청소년을 상담, 진단,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성범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아동, 청소년 전문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전문가, 사회사업가, 상담전문가가 필수적이나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이런 전문가들이 몹시 부족하다.

신 교수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 대상 성범죄(성폭력, 성매매 포함)들을 예방사업, 치료, 재활, 교육 등을 통해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몹시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 기구를 만들고, 법안 및 정책을 마련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성범죄자들의 가정에 대해 조사한 과거의 연구들은 많은 경우 이들의 가정이 이혼이나 별거, 가족 내 폭력 등의 과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며 “부모나 주양육자에 대한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