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의 오해와 진실
[쿠키 건강] # 직장인 김모(29·남)씨는 며칠 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계속 시린이 증상에 물 한 잔도 제대로 못 먹고 있다.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건강에 더 좋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시린이 증상만 더해진 것이다. 해당 치과원장은 오랫동안 붙어있던 치석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는 했지만 멀쩡했던 치아에 해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종종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고 이가 시린 증상으로 치과를 재방문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멀쩡했던 치아가 스케일링을 받았다고 해서 시린이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위의 치과의사 말대로 오랫동안 들러붙어있던 치석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25일 유형근 원광대 치대 치주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점점 쌓여가는 치석은 치아를 덮고 있는 잇몸을 밀어내면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스케일링으로 쌓여 있던 치석을 제거하면 그 동안 치석에 덮혀 노출되지 않았던 치아의 아래쪽 부위가 구강 내에 노출되게 되며 이 부위에 찬물이나 신음식 같은 자극이 전해지게 되면 시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잇몸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나 노인들의 경우 스케일링 후 오히려 후회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 또한 대부분 스케일링을 오랜만에 했거나 처음 해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랜만에 스케일링을 하거나 구강위생이 좋지 않을 경우 다량의 치석이 치아에 축적이 될 수가 있는데 이러한 다량의 치석을 제거하게 되면 그만큼 노출되는 부위가 더 커지기 때문에 시린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시린감은 대부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실이 된다.
◇스케일링 후 치아 사이가 벌어진다?
치석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게 되는데 스케일링을 하게 되면 이러한 증상이 가라앉게 된다. 염증이 심한 경우 부었던 잇몸이 가라앉게 되면 부었던 잇몸이 차지하고 있던 부위가 빈공간으로 남게 된다. 없었던 공간이 생기게 되면 이 사이가 벌어진 듯한 느낌이 들 수가 있는데 이는 잇몸 염증 제거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런 치유과정이다.
◇스케일링 후 치아가 흔들리게 된다?
치석이 치아에 끼게 되면 치아를 떠받치던 잇몸이 밀려나면서 치석이 대신 치아를 어느 정도 지지하게 된다. 치석이 많을 경우 치석을 제거하게 되면 이렇게 지지하던 힘이 사라져 이전보다 더 흔들리게 될 수도 있으나 잇몸이 다시 기능을 회복하면서 흔들리는 현상은 사라지게 된다. 치아 사이에 많은 치석이 붙어 있고 잇몸뼈가 많이 녹은 심도의 잇몸질환의 경우 치석제거 후에 흔들리는 현상이 지속될 수도 있다.
유 교수는 “초기 잇몸질환의 경우 위와 같은 증상들은 대게 원래대로 돌아오지만 초기에 치료되지 못하고 방치하게 돼 잇몸질환으로 이환될 경우 상기 증상들이 안돌아오거나 회복이 더딜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 때문에 치료를 피하게 되면 잇몸질환은 계속 진행돼 심하게는 이를 뽑아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스케일링 하면 이(齒)가 시리다?
입력 2010-03-25 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