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에서 피가?” 치주병 의심해야

입력 2010-03-24 07:28

보이지 않은 병 ‘치주질환’ 원인과 증상

[쿠키 건강] 우리나라 성인 대부분이 걸려있다는 치주병. 원인은 세균이다. 사람의 입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그 중 몇몇 종류가 치주병을 일으킨다. 치주질환 원인균이 입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치주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이 세균들이 치아표면에 붙어서 덩어리를 이뤄야 치주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세균 덩어리를 치태(플라그)라고 한다.

◇돌처럼 단단한 ‘치석’

24일 엄흥식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교수에 따르면 치태를 제때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서 치석이 된다. 일단 치석이 되면 칫솔질로는 절대 제거할 수 없다. 치석은 치주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치석의 표면에는 항상 치태가 부착돼 있어 치주질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치태의 세균은 잇몸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치조골까지 파급되지 않은 단계를 치은염이라 부른다. 치은염은 가역적인 질환이다. 즉 적절히 치료 받고 잘 관리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조골로 파급된다. 이 단계를 치주염이라고 하는데 치주염은 비가역적인 질환이다. 현재로써는 치주염으로 잃어버린 치조골과 조직을 원상태로 만들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치주병의 원인이 세균이라면 항생제 같은 약으로 간단하게 치주염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왜 스케일링 같은 기계적인 방법으로 치석과 치태를 제거해야만 하는 것일까? 입안을 떠다니는 세균이라면 항생제로 쉽게 죽일 수 있지만 치태 속의 세균은 그렇지 못하다.

치태는 항생제가 잘 침투하지 못하는 구조로 돼 있어서 세균은 그 곳에서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약만으로는 치주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으며, 기계적인 방법으로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치주병 치료의 기본이다.

◇이(齒) 흔들림은 ‘사망선고’

이가 흔들리는 것은 경고라기보다는 치아의 사망선고에 가깝다. 치주병은 대체로 심한 통증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의 입안에서 치주병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엄 교수는 “치아가 흔들린다고 느낄 때면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래서 어떤 이들은 치주병을 ‘보이지 않는 병’(invisible diseas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치주질환의 증상
1. 잇몸이 빨갛게 붓는다.
2. 칫솔질을 하거나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피가 난다.
3. 잇몸이 내려가 이가 길어져 보인다.
4. 이 사이가 벌어진다.
5. 잇몸에서 고름이 나온다.
6. 입냄새가 심하다.
7. 아래윗니의 맞물리는 상태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