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해열제·항생제를 먹어야 감기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다?

입력 2010-03-22 07:31

<글·권동호(동작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늘 건강할 줄 알았던 우리아이가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서 아프기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다들 감기를 달고 사는 등 잔병치레가 많다고 하지만 막상 내 아이의 일이 되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주 걸리는 대표 질환인 감기와 감기 합병증, 변비의 원인과 어떻게 돌봐줘야 하는지 알아보자.-편집자주-

①단체생활과 시작된 감기, 면역력 길러주는 선생님
②해열제․항생제를 먹여야 감기합병증이 생기지 않는다?
③유치원가더니 변비 생긴 아이, 스트레스 때문?

◇약물 오남용, 면역력 떨어뜨리고 감기합병증 유발

환절기가 되면 일교차가 커지고, 감기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는 감기에 더 자주 걸리고, 오래갈 뿐만 아니라 중이염, 폐렴, 모세기관지염, 부비동염 등 합병증도 자주 온다. 일부 엄마들은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감기합병증을 예방하려는 막연한 생각으로 열이 조금만 올라도 해열제를 먹이고, 콧물만 보여도 항생제를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약을 오남용하는 것은 면역력을 강화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감기 대표증상 - 기침, 발열, 콧물 제대로 알기

△기침= 아이가 컨디션이 좋으면서 기침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을 쓰지 않고 기다려도 괜찮다. 대신 배와 도라지를 푹 끓여서 자주 마시게 하면 기침완화에 좋다. 평소 과식을 하거나, 우유를 많이 먹거나, 자기 전에 먹는 습관은 몸속에 열을 만들어 야간 기침을 유발하니 주의하자.

-만 2세 이하인 경우, 가래가 심한 경우, 쌕쌕 소리가 나거나 컹컹 짖는 소리로 기침을 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발열= 감기로 인한 발열은 감기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몸이 체온을 일부러 올리는 것이니 무조건 해열제를 먹이지 말자. 탈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물이나 보리차를 자주 마시게 해주며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죽 같은 유동식을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두 돌이 되지 않았거나, 열이 3~4일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으면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콧물= 기침과 발열 없이 코만 흘리는 경우, 양이 많지 않은 경우, 콧물이 2주 미만인 경우는 약을 쓰지 않고 기다려 볼 수 있다. 따뜻한 물이나 항균성분이 있는 생강차를 수시로 마시도록 해주자.

-맑은 콧물, 재채기가 나면서 코나 눈을 가려워하고 잘 비비는 경우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의심되니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자.

◇감기합병증, 감기 예방이 최우선

감기합병증을 예방하려면 감기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감기는 전염성이 강하므로 놀이터, 어린이집, 마트 등 사람이 많은 곳에 다녀왔다면 얼굴과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하도록 한다. 평소에 마른수건으로 피부를 마사지 하는 건포마찰을 자주 해주면 피부와 호흡기가 단련돼 감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으면 잦은 감기와 합병증으로 고생하기가 쉽다. 카펫이나 천으로 된 소파와 인형, 애완동물의 털이나 배설물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므로 주의한다.

◇감기합병증 파헤치기

△누런콧물+기침(부비동염)= 누런 콧물이 심하고 기침이 1주일 이상 가는 경우 부비동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흔히 축농증이라 불리는데 냄새를 맡거나 맛보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특히 밤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침을 많이 한다. 수분섭취를 자주 하면 콧물 배출에 도움이 된다.

△귀의 통증(중이염)= 중이염은 어린 아이에게 자주 오는 감기합병증으로 귀의 통증은 초기에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중이염이 있는 것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열이 오래가거나, 이유 없이 귀를 비비는 경우, 누런 콧물이 오래 가는 경우, 아이가 잘 못 듣는 것 같을 때는 귀를 확인해 봐야한다. 중이염을 예방하려면 분유나 젖을 먹일 때 아이를 눕혀서 먹이지 말아야 한다.

△가래기침(모세기관지염)= 모세기관지염은 발열, 콧물과 같은 감기증상이 있다가 점점 가래가 많아지고 기침이 심해지며 호흡이 1분에 30~40회 이상 될 정도로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만 2세 아이들에게서 잘 나타나는데, 6개월 이하 아기는 증상이 있으면 바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배와 도라지를 달인 물이나 보리차를 수시로 마시게 하면 가래기침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래기침고열(폐렴)= 폐렴은 39℃에 가까운 고열이 3~4일 이상 지속되면서 콧물,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4~5일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기침이 계속되면서 아이가 컨디션이 안 좋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배즙과 무즙에 연근즙을 넣고, 흑설탕을 조금 타서 마시게 하면 기침가래와 열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설사(장염)= 아이들은 컨디션이 떨어지면 장도 같이 나빠지기 때문에 감기와 동반해서 장염이 오는 경우가 많다. 설사가 심할 때는 미음이나 죽을 먹이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수분을 계속 섭취하게 한다. 매실청을 미지근한 물에 타서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사나 구토가 심하면서 잘 먹지 못하거나, 3~4일이 지나도 설사가 멎지 않거나 소변을 8시간 이상 보지 않을 때, 배를 웅크리고 자지러지게 울면서 혈변을 볼 때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