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흔히 ‘마음의 감기’, ‘정신병’으로 알려져 있던 우울증이 대부분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쳐 평소에도 불안해하고 일상 생활을 하는 데에도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주요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393명을 대상으로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역학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대부분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이 곤란한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응답이 허용된 이번 조사에서 신체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90%에 달하는 340명이 가슴이나 목, 어깨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275(71.4%)명으로 가장 많았고 목이나 어깨 통증 262(67.8%)명, 근육통 188(48.9%)명, 가슴 통증180명(46.9%), 요통177명(46.1%) 순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허리통증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울증이 심하다고 응답한 사람일수록 신체 통증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통증은 우울증을 더욱 깊게 만들고, 이는 더욱 심각한 통증 및 다른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실제 응답자 중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40%에 육박하며 8%정도가 실제 자살을 시도해 보았다고 대답했다.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에 대해서는 일상 생활을 하는 데 다소 지장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46.4%에 달했다. 약간의 통증과 불편함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62%로 나타나 우울증 환자들이 신체 증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2월 17일부터 3월 8일까지 설문지조사 방식으로 여의도 성모병원, 서울 아산병원, 용인정신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등 총 13개 병원 정신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대한 우울·조울병학회 이사장인 박원명 가톨릭대 여의도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은 마음은 물론이고 몸의 병이기도 하다”며 “우울증 환자가 조속한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 정확한 치료법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국 릴리와 공동으로 ‘우울증 바로알기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캠페인은 3월 22일부터 4월 초까지 총 120여 개 병원에서 환자들의 신청을 받아 이루어지며 우울증에 관한 전문가들의 강의는 물론, 사례를 담은 비디오, 포스터, 우울증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담은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참여자 중 원하는 사람은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우울증 환자 90% 이상, 통증 동반한 신체증상 호소
입력 2010-03-18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