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옛날에는 풍만한 살집이 부와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 살이 찐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 등으로 보여지기 쉽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마른 것을 선호해 여성들이 극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월경 중단이나 탈모 등으로 고생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날씬한 게 보기 좋아도 건강을 위해서는 극단적인 마른 몸을 선호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물론 살찌는 것 역시 절대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비만이 유전인가요?
살찐 사람들은 대부분 ‘원래 그렇게 타고 났기 때문에 뚱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비만에 관계되는 유전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중 기초대사와 관계가 있는 ADRB3나 지방 대사와 관계가 있는 UCP1과 같은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보다 더 살찌기 쉽기 때문이다.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사람은 몸에서 태워 없애는 에너지량이 다른 사람보다 적고, 지방을 분해하고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기능이 다른 사람보다 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다른 사람보다 더 쉽게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부모 양쪽이 모두 뚱뚱하거나, 부모 중 한 사람이 뚱뚱한 경우 유전자의 변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만약 유전자에 변이가 없는 정상 상태인데도 비만의 가족력이 있다면, 가정의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음식의 조리 방법에서 지방이나 당분이 과다하게 들어가거나, 운동을 별로 즐기지 않고 식후에 바로 눕거나 잠을 자는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살이 찌기 쉽다.
◇비만은 병? 질환?
이에 대해 자연채한의원 박정석 원장은 “비만은 그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비만이 여러 가지 질환 및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만으로 생길 수 있는 질환
▲심혈관계 질환= 사람의 체표면적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몸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도 많아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의 심장은 다른 사람보다 더 과로하게 돼 심장의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또한 심장의 혈액 공급 능력에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살찐 사람은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숨이 차고 피로해지게 된다. 비만한 사람일수록 여분의 지방이 혈액 속에도 많이 흐르기 때문에 고지혈증이 있을 가능성이 크며, 혈관 내의 노폐물로 인해 동맥경화나 협심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소화기계 질환= 살이 찐 사람들은 대부분 살이 찔 수 밖에 없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과식, 폭식 경향이 있는 사람은 살이 찌기 쉬울 뿐더러, 소화불량이나 만성변비와 같은 소화계 질환을 앓기 쉽다. 이외에도 지나친 지방 섭취나 과잉 열량으로 인해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당뇨병= 살찐 사람은 보통 체격의 사람보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살이 쪘다고 해서 모두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부터 소인이 있거나 신(腎), 비(脾)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살이 찌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퇴행성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이란 관절과 뼈, 연골 등의 노화로 인해 생기는 통증 질환을 말한다. 허리와 무릎 관절은 체중을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관절인데, 비만은 이런 관절에 지속적으로 무리를 주게 돼 다른 사람보다 일찍 퇴행성관절염을 겪게 될 수 있다.
박 원장은 “이들 질환 외에도 암, 특히 남자는 대장암과 전립선암, 여자는 자궁내막암이나 난소암, 담낭암 등의 암이 비만으로 인해 더 잘 생길 수 있다”면서 “흔히 코골이라고 하는 수면 무호흡증후군을 유발해 두통과 피로, 수면 부족 등을 생기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만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라 몸의 건강 상태와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며 “다이어트를 통해 비만을 벗어나면 외모적인 문제는 물론 건강상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다이어트, 외모가 아닌 건강을 위한 선택
입력 2010-03-18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