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소지품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약속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을 자꾸 잊어버리게 되면 건망증을 넘어 초기치매 증상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흔히 ‘깜박했다’고 표현하는, 일시적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증상은 초기치매 증상과는 다르다. 의학에서는 40~50세 이상 중장년층이 많이 경험하는 이러한 증상을 ‘양성건망증’이라고 부른다.
건망증은 바쁜 생활 속에서 많은 것들을 기억해야 하는 현대인의 생활환경과 연관이 있다. 우울증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심리상태가 불안할 때 집중력이 떨어져 건망증이 더 잘 나타난다.
건망증은 시간이 좀 지나 차분한 상황이 되거나 주변 사람들이 잊어버린 내용에 대한 귀뜸을 해주면 생각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다소 불편을 느낄 수 있지만 치매에서 나타는 시간에 대한 혼동이나 판단력 등 전반적인 인지기능 저하 증상은 없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의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또한 건망증 자체가 향후 치매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이와 달리 치매는 신경세포의 손상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최근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력 저하로 시작돼 시간감각, 판단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등의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된다.
건망증과 치매는 증상 진행 양상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 또한 다르다.
일반인이 양성건망증과 초기 치매 증상을 구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 때문에 걱정이 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좋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라고 치부해버리기 보다는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흡연과 과음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활력 있는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기억력이 떨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초기부터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메가-3’ 같은 좋은 지방, 엽산을 포함한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돼 기억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도움말:보라매병원 신경정신과 이준영 교수·이해우 전임의>
“깜빡깜빡 거린다고 다 치매는 아니다”
입력 2010-03-17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