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에서 지방이식까지 성형의 모든 것

입력 2010-03-16 14:53

성형외과 전문의 배출 35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 도달…90년대 비약적 발전

[쿠키 건강] 오늘날 국내 미용성형기술은 전세계에서 원정을 올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사실 국내 미용성형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형외과는 지난 1954년 미국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돌아온 유재덕 교수에 의해 세브란스병원에서 개설됐다. 이후 1966년 처음으로 대한성형외과학회가 발족됐으며 1975년부터 성형외과 전문의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불과 35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성형수술은 일부 특수계층이 받는 것으로 여겨졌으며 수술방법이나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1990년대 들어서 비로소 성형수술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국내 미용성형은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이처럼 미용성형이 발달하게 된 계기는 과거 신체적 건강만을 챙기기에도 급급하던 시절에서 경제사회가 안정되면서 점차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사회적·정신적 건강까지 고려하게 됐기 때문이다. 즉 미용성형은 타고난 외모 때문에 심적으로 사회적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외모상 콤플렉스를 개선해 자신감을 부여한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 변화와 함께 기술의 발달도 미용성형 발달에 한 몫을 하게 된다. 현미경이나 봉합사의 개량, 컴퓨터와 레이저 기술의 발달, 인공 보형물 개발 등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미용성형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쌍꺼풀수술 방법의 변화…매몰법에서 뒷트임까지

본래 성형수술 자체가 서양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과거 쌍꺼풀 수술은 역시 서양인의 눈을 기준으로 시행됐다. 동양인은 눈썹과 눈 사이, 눈두덩이 공간이 넓은 편이고 평평하지만 서양인은 눈썹 뼈가 돌출돼 있으며 눈은 푹 들어가 보인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다른 눈에 서양인과 같은 쌍꺼풀 수술을 하다 보니 어색한 눈매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오래 전에 쌍꺼풀 수술을 한 사람들은 두꺼운 쌍꺼풀 라인으로 어색하거나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는 부작용까지 겪어야 했다.

이후 동양인의 눈매에 맞는 쌍꺼풀 수술방법이 점차 개발되면서 자연스럽게 쌍꺼풀 라인의 두께를 조절하게 된다.

특히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매몰법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는데 이는 눈꺼풀에 지방이 두툼한 경우 풀리기 쉬운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해 개발된 수술방법이 부분절개법이다. 부분절개법은 쌍꺼풀 라인의 일부만을 절개해 지방을 제거하고 근육이나 결합조직도 조절할 수 있어 절개법만큼 붓기나 흉터는 없으면서 매몰법의 단점을 보완한 수술법이다.

문제는 쌍꺼풀 수술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한 눈매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안검하수라고 하는데 눈을 뜨는 힘이 약해 눈꺼풀이 눈동자를 많이 가리는 눈매를 말한다. 이 경우 쌍꺼풀이 있다고 해도 눈이 졸려 보이는데 이때는 눈매교정술을 통해 눈을 뜨게 하는 근육을 조절해 눈을 또렷하게 만들어줌으로써 보다 시원스런 눈매로의 교정이 가능하다.

최근 쌍꺼풀 수술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내안각트임술, 즉 앞트임이다. 한국인의 60%는 눈 앞쪽에 몽고주름이 있는데 이 몽고주름이 심할수록 눈이 답답해 보이기 때문에 쌍꺼풀 수술 시 앞트임을 병행하곤 한다.

쌍꺼풀수술은 눈의 세로길이만 늘려줄 뿐 가로길이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눈이 매우 작은 사람들은 쌍꺼풀을 크게 한다고 눈이 커 보이진 않는다. 눈의 가로길이를 늘려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눈의 가로길이가 매우 짧아 앞트임으로도 부족한 눈매를 위해 외안각트임술, 즉 뒷트임이 개발된 것이다.

코 성형방법과 보형물의 변화

코성형은 서양에서는 높은 콧대를 깎아 모양을 다듬는 성형을 하지만 동양인은 코를 높이는 융비술을 가장 많이 한다.

코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보형물로는 실리콘이 가장 보편적이다. 한국전쟁 이후 급작스럽게 서양문화가 흘러 들어오면서 한때 파라핀 주사를 사용해 코를 높이기도 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해 사용이 금지됐으며 점차 실리콘 보형물을 이용한 코성형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실리콘 보형물도 지속적으로 변화해왔다. 과거에는 뭉툭한 코끝을 서양인처럼 오똑하고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L자 실리콘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코끝부분의 피부가 실리콘에 의해 압력을 받아 빨갛게 변하거나 심하면 피부를 뚫고 나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에는 L자 실리콘은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실리콘은 콧대를 높이는 데 사용되고 코끝은 인공 보형물이 아닌 귀연골, 비중격연골 등의 자가연골을 사용해 교정한다.

또 실리콘 보형물 제작기술도 발전돼 부분적으로 연질실리콘과 경질실리콘이 복합되고 여러 가지 코 형태에 알맞게 맞춤제작된 실리콘 보형물이 널리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어텍스나 고어실리, 실리텍스 등과 같은 보형물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형물 대신 가슴연골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재료들은 안정성이 입증되긴 했지만 의사마다 선호도가 다르며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코 골격이나 피부상태, 의사의 숙련도 등에 따라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게 된다.

현재 트렌드는 자연스러움…향후 항노화성형 각광받을 듯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외모가 개선되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수술한 티가 너무 나지 않기를 바란다. 따라서 수술자국이나 흉터가 남지 않고 보형물을 삽입할 경우 어색하지 않아야 하며 자연스러우면서도 효과는 뛰어나기를 바란다. 따라서 수술법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점차 발전하는 추세다.

보톡스나 필러와 같은 쁘띠성형이 대중화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효과가 한시적이긴 하지만 칼을 대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고 외모가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또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를 활용한 자가지방이식술도 크게 성장했다. 자가지방이식은 인공물질 대신 자신의 지방을 이마나 볼, 코, 팔자주름, 가슴 등의 부위에 주입해 윤곽을 개선하고 볼륨을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시술이다.

주사를 이용해 미세하게 지방을 주입하기 때문에 수술자국도 남지 않는다. 게다가 2~3년 사이 동안열풍이 일어나면서 지방이식은 더욱 각광받는 시술이 됐다.

이 밖에도 절개 없이 수술이 가능한 안면리프팅이나 기존 식염수 팩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운 가슴성형이 가능한 코히시브젤을 이용한 가슴확대술 등은 획기적인 수술방법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또 어떤 미용성형수술법이 개발될까.

인간의 수명이 점차 길어지는 만큼 향후 항노화성형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굴은 물론 피부체형까지 젊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수술흉터나 상처회복에 대한 연구 역시 미용성형에서 끊임없이 연구해 나가야 할 과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도움말 : 라마르클리닉 장세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