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대체할 백혈병 2세대 신약 속속 출시

입력 2010-03-16 07:27
[쿠키 건강]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에 따른 암 단백질에 의해 발생하며 인구 10만명당 1~2명 꼴로 발병한다. 국내에는 약 15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치병이라고 생각됐던 이 질환은 2001년 ‘글리벡’의 출시로 관리만 잘하면 생명연장이 가능한 질환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리벡에 내성을 가진 환자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치료 효과 저하로 인해 질병이 악화되거나 사망하고 있다.

하지만 백혈병 1세대 신약인 글리벡에 이어 2세대 신약들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해당 질환자들에 희망을 주고 있다.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IY5511, 보수티닙 등이 2세대 신약들이다.

◇BMS ‘스프라이셀’= 스프라이셀은 글리벡 치료에 실패한 만성골수성백혈병 및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2차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6월 출시됐다.

2007년 캔서(Cancer)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내성이 생겨 글리벡 치료에 실패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스프라이셀을 투여한 결과 만성기 환자의 경우 24개월이 지나도 한 명도 사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들의 예후보다도 더 좋은 것이라는 게 BMS측의 설명이다.

또한 2008년 블러드(Blood)지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글리벡 800mg과 스프라이셀 140mg을 투여 후 24개월 이상 비교 연구한 결과 치료실패율은 글리벡 59% 스프라이셀은 18%,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하는 기간은 글리벡 65%, 스프라이셀 86%로 나타나 글리벡에 비해 치료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티스 ‘타시그나(Tasigna)’= 타시그나 역시 글리벡 치료에 내성을 보이거나 반응하지 않는 소수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백혈병 2차 치료제다. 200mg 캡슐형태. 1일 2회 복용하며 1회에 400mg씩 복용한다.

2007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보험등재절차가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타시그나는 글리벡과 마찬가지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암세포를 생성하는 단백질에 결합해 암세포가 증식, 분화, 생존하는데 필요한 신호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한다, 글리벡에 비해 암단백질에 보다 더 정교하게 결합해 암세포를 억제한다.

노바티스는 “타시그나는 글리벡 내성과 관련 있는 암단백질의 33개 변이체 중 32가지를 억제함으로써 글리벡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일양약품 ‘IY5511’= 국내에서도 백혈병 2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일양약품이 개발 중인 IY5511은 2008년 6월 식품의약청안전청으로부터 임상 1·2상을 동시에 승인받아 1상을 마무리하고 현재 2상을 진행 중에 있다.

일양약품은 “IY5511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글리벡을 대체할 순수 국산 백혈병 치료제”라며 “항궤양제 신약 ‘놀텍’에 이어 또 하나의 일양약품의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글로벌 신약의 꿈을 키우고 있는 신약”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 다국적사 치료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다”며 “글리벡에 비해 20~60배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일양약품은 IY5511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국내 7개 대학병원과 아시아 주요 3개국의 대학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 계획을 갖고 있다. 백혈병 치료제는 희귀의약품으로 분리돼 임상 2상 완료만으로 시판이 가능하다.

◇화이자의 ‘보수티닙’= 또 다른 차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 2차 치료제의 하나인 보수티닙은 현재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제50회 미국혈액학회에서는 보수티닙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치료가 안 되는 내성 환자들에게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에 따르면 글리벡이 백혈병의 주요 암 단백질인 ‘BCR-ABL’, ‘SRC’ 중 하나만을 억제했다면 보수티닙은 두 가지 모두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화이자는 보수티닙에 대해 백혈병 외에도 유방암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