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단체생활과 시작된 감기, 면역력 길러주는 선생님

입력 2010-03-15 07:25

<글·최현(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늘 건강할 줄 알았던 우리 아이가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서 아프기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다들 감기를 달고 사는 등 잔병치레가 많다고 하지만 막상 내 아이의 일이 되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주 걸리는 대표 질환인 감기와 감기 합병증, 변비의 원인과 어떻게 돌봐줘야 하는지 알아보자.-편집자주-

①단체생활과 시작된 감기, 면역력 길러주는 선생님
②해열제․항생제를 먹여야 감기합병증이 생기지 않는다?
③유치원가더니 변비 생긴 아이, 스트레스 때문?

◇폭발적인 감기감염에 겁먹지 말자

“전에는 이렇게 아픈 적이 없었는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더니 감기를 달고 살아요. 좀 낫는 듯하다가 또 다시 콧물을 흘리며 밤에 잠도 못자고 기침만 하네요. 어휴~ 단체생활이 이렇게 아이를 병들게 하는 거라면 어린이집에 보내는 거 포기하고 싶어요”, “우리 아이만 유독 이렇게 아픈 건가요? 잘 다니는 아이들이 훨씬 많은 거 같은데, 같은 반 친구들도 대부분 건강한 거 같고요. 다른 아이들도 이러면서 적응해 가나요?”

처음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를 둔 엄마라면 누구나 이런 하소연을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놀이방이나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보이는 변화는 ‘잦은 감기’일 것이다. 단체생활을 하기 전의 아이들도 물론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에 노출되지만 단체생활 시작과 함께 또래 친구를 사귀며 다양한 바이러스도 동시에 만나기 때문이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감기를 막을 방법은 없다. 세상에 감기에 안 걸리 게 해주는 약 역시 단 하나도 없다. 문제는 엄마가 감기를 너무 빨리 낫게 하려는 데 있다. 아이의 폭발적인 감기에 겁먹지 말고 감기의 여정을 잘 알고 아이가 감기에 걸렷다가 낫는 과정을 잘 치러내 튼튼한 면역력을 획득하게 도와주자.

◇감기, 면역력 길러주는 고마운 선생님

감기는 한방에서 나쁜 기운, 즉 외부 사기에 감염됐다고 본다. 사기는 그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면역력이 부족한 아이 몸에 들어왔을 때 맞서 싸울 능력이 없어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감기는 아이가 안전하게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질환이다. 따라서 엄마가 감기의 여정을 알고 아이가 감기를 잘 앓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에 아이는 감기의 침략을 받아 칭얼대며 피곤해 한다. 그 후 바깥에서 전쟁이 시작돼 열이 나는 듯하면서 콧물이 살짝 보인다. 아이는 몸 안에서 전쟁을 시작한 감기와 맞서기 위해 열이 오르고 기침을 시작한다. 전쟁이 총력전으로 치달을 때면 발열이 최고조에 이르며 식욕을 잃는다. 이 과정을 거쳐 전쟁이 끝나면 열이 조금씩 내리며 음식도 제법 먹는다. 약간의 기침과 누런 콧물은 아직 남아있지만 이렇게 전쟁을 끝내는 데 총 2주의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아이가 감기에 걸리고 낫는 과정을 온전히 거쳐야 건강한 면역사이클을 획득할 수 있다.

[감기, 제대로 앓는 5가지 방법]

(1)자연스런 발열을 보장하라= 아이가 감기를 앓으면서 생기는 발열은 면역세포를 증가시키기 위한 신호다. 뇌손상의 걱정은 없으니 해열제는 39.5℃ 이하에서 쓰지 말고, 그 이상의 열에는 병원에 가라. 단 발열을 통해 탈수가 일어날 수 있으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해줘라.

(2)발열해소를 할 수 있도록 땀과 소변을 도와라= 열이 날 때는 물도 안 먹는 아이가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수분을 섭취할 수 있게 돕고 활동하기 편하게 옷은 두껍지도 얇지도 않게 입히자. 또한 땀에 젖은 옷은 즉시 갈아 입혀라.

(3)촉촉한 기관지와 피부를 유지하라= 실내습도는 50~60%로 유지해줘라. 특히 아이가 잠든 밤에는 가습이 더욱 중요하다. 아이가 방에 없을 때 환기를 시켜주고 가능하면 따뜻한 물을 마실 때도 김을 충분히 쐬고 마실 수 있게 해주자. 피부도 보습이 필요하니 로션을 충분히 발라 보습을 유지해주자.

(4)2차 감염을 방지하라=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청결이 중요하다. 가습기, 카펫, 이불 등 실내 환경에 신경 쓰고 아이 손발도 더욱 깨끗이 씻기자. 물도 끓인 물을 먹이는 것이 가장 좋다.

(5)부족한 기능을 강화하는 한방치료를 하라= 평소 코감기가 잦은 아이, 땀이 별로 없는 아이, 마른기침이 잦은 아이, 소화기가 약한 아이, 피부가 항상 건조한 아이 등 아이의 부족한 기능을 강화하는 한방치료를 통해 체력을 길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