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영어학원 강사인 김나영(34·가명)씨는 출근이 전쟁이다. 직장인 새벽반 강의를 나가기 위해선 4시에 일어나야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기상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예전에는 화장실에 들어가면 20분이면 끝날 일(?)을 이젠 1시간 가까이 허비하고 있기 때문. 잠도 잠이지만 변비 때문에 시간을 제대로 못 맞춘 것도 몇 차례. 새벽반 강의를 할 때면 정신은 온통 아랫배로 쏠려 있다. 강의를 하다 수강생과 눈이라도 마주칠 때는 ‘혹시 내가 변비인걸 아나?’란 마음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때도 있다.
이에 대해 청결 전문 클리닉 해우소 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변비는 일상생활은 물론 환자의 정신 건강도 어렵게 하는 큰 질환”이라며 “증상이 오래되면 전문 클리닉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변비, 언제 어디서든 힘들게 한다
전문의들은 변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변을 일주일에 두 번 이하로 볼 때와 변이 딱딱하고 심하고 잔변감이 심하고 오래 계속 될 때다. 이와 함께 변의 양이 매우 작을 때 역시 변비로 보는데, 이런 증상들이 3달 이상 계속될 때는 만성으로 분류한다.
변비가 만성으로 발전하면 우선 배변 작용에 이상이 발생해 몸 건강까지 매우 나빠진다. 일반인들은 보통 변비에 대한 상식을 여기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번 더 변비에 대해 깊게 들춰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배설되지 않고 대장 속에 숙변이 쌓이면 부패가 시작되면서 유독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것들은 혈액 속에 스며들어 역한 냄새를 풍기게 한다. 또 부패되면서 발생하는 독소 때문에 심한 피부 트러블은 물론 만성 피로, 똥배가 두드러지게 돼 이래저래 환자들의 고통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스스로 변비를 자각하게 되면 약국을 찾아 변비약으로 해결하려 한다. 물론 가볍거나 일시적인 증상에는 변비약도 유용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변비의 원인이 몸 속 장기의 건강이 나빠 발생했을 때는 오히려 만성으로 끌고 가는 중매꾼 역할을 하므로 전문의들은 변비약을 복용할 때 주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만성임에도 계속해 변비약을 끊지 못하면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변비약이 없으면 외출은 물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를 두고 봤을 때 결코 권장할만한 대처법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쉽게 말해 변비가 오래되고 만성일 때는 몸 속 장기의 건강이 나빠진 것이 변비라는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전문 클리닉에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변비가 생기는 원인은 금방 찾을 수 있다. 전문의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부족, 인스턴트 음식 및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성 변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대부분 ‘바쁘다’와 ‘인스턴트 음식’을 입에 달고 산다. 업무에 시달려 자리를 뜨지 못하기 때문에 인스턴트 음식을 선호하고 또 이 때문에 운동 부족까지 연결된다. 알고 보면 서로 모두 연결돼 있는 생활 습관인 것.
이와 함께 무리한 다이어트도 변비에 쉽게 빠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적당한 식사량이 있어야 인체 대사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게 된다. 그런데 무리한 다이어트로 식사를 하지 않게 되니 배설량이 줄어들고 끝내는 만성 변비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변비탈출, 그 해법은?
전문의들은 변비 예방책으로 식생활 변경을 손꼽는다. 육식이나 인스턴트 위주의 식단을 섬유질이 풍부한 신선한 채식 위주로 바꿔야 한다. 이와 함께 하루 1.5리터에서 2리터 가량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장의 긴장을 풀어주고 변을 묽게 해야 한다. 가벼운 운동 역시 필수.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걷기를 해주면 장의 긴장이 풀려 소화와 배변에 큰 도움이 된다.
그라나 이같은 예방을 철저히 했는데도 변비가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김 원장은 “변비는 장의 건강이 나빠짐을 의미한다”며 “단순히 변비도 문제지만 몸 속 장기의 건강을 찾기 위해서라도 전문 클리닉을 찾아 원인치료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방의 경우 감정문제가 커지면 간과 비위 계통이 화를 입어 변비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비위는 식욕, 대변 등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변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 간이 손상을 입으면 비위 기능을 더 압박해 증상이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즉 예민한 신경을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변비가 많이 생긴다는 것으로 설명한다.
또 불규칙한 식생활과 폭식이 계속되면 음식 기운이 쌓여 소화 장애가 발생해 변비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때에는 몸속에 쌓인 음식 기운을 뚫어 소통시켜 준 뒤 대장과 비위의 기능을 개선해 주는 처방을 하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지독한 변비, 이젠 탈출하고 싶다”
입력 2010-03-12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