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묻지마 운동, 의욕만 앞세우다 큰일

입력 2010-03-12 10:35
준비·정리운동 필수. 체력에 맞는 운동계획 세워야

[쿠키 건강] 꽃샘추위도 지나고 이제 봄기운이 서서히 돌면서 운동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의욕만 앞세웠다가 오히려 몸을 상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야외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달리기나 등산 등은 몸의 하중이 하체에 집중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또 젊은 남성들이 즐기는 축구나 농구 등은 운동량이 많고 격렬한 종목이기도 하다. 때문에 몸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무리했다가는 바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세SK병원 척추관절센터 김원석 진료원장은 “겨울 동안 몸의 근육과 관절은 한껏 위축되고 유연성도 줄어든 상태가 된다. 더군다나 겨울철에는 자연스럽게 체중도 늘어나기 때문에 몸이 전체적으로 둔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며 “기분에 들떠 무리하게 운동하기 보다는 본인의 근력과 체중 등을 고려한 운동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달리기= 달리기는 언제 어디서라도 별다른 준비 없이 쉽게 할 수 있어 날씨가 풀리면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대표적인 야외운동이다. 하지만 달리는 동안 신체의 하중이 발에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발의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발바닥이 붓고 통증이 오는 족저근막염은 달리기를 하다가 흔히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족부질환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과도한 운동을 할 경우 발바닥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져 생긴다. 특히 발바닥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40~50대의 중년층에서 많이 생긴다.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운동을 자제하고 얼음찜질을 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드럽고 충격흡수가 잘 되는 신발을 신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전문의의 진료 후 약물 및 물리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달리거나 점프를 할 때와 같은 동작에서 아킬레스건이 손상되거나 파열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달리기 중 발 뒤꿈치가 부어있거나 약간의 통증만 느껴진다면 무리하지 말고 며칠 동안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긴 경우라면 냉찜질로 안정을 시킨 후 온찜질을 해서 혈액순환을 시켜주면 좋아지지만 손상됐을 때는 보조기나 석고고정 등으로 치료해야 하며, 손상된 정도가 심하면 힘줄을 이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달리기 운동 시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필수다. 특히 운동 이후에는 근육에 쌓인 젖산, 근육파열 등으로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다리가 아프더라도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근육에 쌓인 젖산이 빨리 분해돼 회복이 빨라진다.

◇등산= 봄이 되면 날씨만큼이나 경치도 좋아 산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특히 등산은 심폐기능을 좋게 하고 허리나 무릎 등의 근력강화에도 좋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즐기는 운동이다.

하지만 이 또한 하체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이다 보니 등산 중 다리를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평소 운동량이 적은 경우 하산길에 다리에 힘이 빠져 부상을 입기 쉽다. 등산 중 흔히 당하는 부상은 바로 발목염좌다. 등산로 자체가 울퉁불퉁하고 그늘진 곳은 아직 눈이 녹지 않거나 땅이 얼어 미끄러운 구간도 있기 때문에 미끄러지거나 균형을 잘못 잡아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구두를 즐겨 신을 경우 발목이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을 삐끗했을 경우에는 귀가 후 즉시 냉찜질을 해주고 되도록 빨리 병원에서 석고고정을 하는 등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증상도 나아지고 후유증도 막을 수 있다. 발목 인대는 일단 한번 늘어나면 발목이 불안정해져 반복적으로 부상을 입기 때문. 방치했다가는 발목의 뼈가 서로 충돌해 연골손상을 일으키고 발목관절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산행을 할 때는 본인의 체력과 산행경력에 맞는 등산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등산 전에는 발목이나 무릎을 풀어주는 준비운동을 반드시 해주고 가급적 등산화를 착용해야 미끄러짐이나 발목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축구·농구= 젊은 남성들의 경우 날씨가 풀리면 야외에서 보다 역동적인 운동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주로 축구나 농구 같은 구기종목이 대표적인데, 격렬한 운동이다 보니 부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축구를 하다가 흔히 입는 부상은 종아리나 허벅지, 허리 등의 근육이 찢어져 나타나는 근육 파열이다. 주로 준비운동이 부족해 경직된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았을 경우 작은 충격에도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일단 근육이 파열되면 보통 3~5주 정도는 깁스를 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 축구경기 중에는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될 수도 있다. ‘퍽’하는 파열음과 함께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오는데, 바로 치료받지 않고 방치했다가는 퇴행성관절염이나 무릎관절의 만성 불안정성을 일으킬 수 도 있기 때문에 부상당하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농구도 축구만큼이나 격렬한 운동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리바운드나 슛을 위해 골대 밑에서 목을 뒤로 하고 위를 쳐다보는 동작은 목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고, 공을 잡기 위해 급하게 방향을 트는 동작 중 무릎십자인대 파열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점프동작이 많기 때문에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고 착지 시 발목을 삐끗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운동하기에 좋은 온도로 상승시켜줘야 한다. 몸에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적당하다. 또 발목이나 무릎, 허리, 팔, 목 등 각 관절은 충분히 스트레칭 해줘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운동이 끝난 후에는 땀이 식어 체온이 정상으로 될 때까지 근육을 풀어주는 정리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