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봄이 시작되면서 새학기를 맞이하고 학교에 입학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생활로 바빠지고 있다. 그 중에서 몸도 마음도 가장 바쁜 사람은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엄마들이다. 아침마다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달래랴, 아침 챙겨 먹이랴, 낮 동안 사고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하랴 눈코 뜰 새 없다.
처음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하기 쉽다. 그러나 막상 아이가 단체생활을 시작하고 나면 연달아 이어지는 잔병치레에 놀라곤 한다. 광주첨단 함소아한의원 윤창호 대표원장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단체생활을 일찍 시작하면서 서로 바이러스를 옮겨 감기를 달고 살거나 수두, 홍역, 볼거리 같은 유행성 전염병에 걸릴 수 있다”며 “이렇게 각종 질환에 시달리면서 몸이 허약해지고 제대로 성장할 기회를 빼앗긴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체생활 시작 후, 자주 아프고 짜증내는 아이들
단체생활을 시작한 아이는 그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또래 아이들과 지내다보면 신나고 재미는 있지만 동시에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하고, 그동안의 면역력으로는 버틸 수 없어 감기나 비염 같은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나을 만하면 또 다시 걸리고 마는 감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인 성장이 더뎌지기도 하며, 짜증을 잘 내고 집중력이나 인내심이 부족해진다. 이를 ‘단체생활증후군’이라 하는데, 원래 체력이 약하거나 밥을 잘 안 먹는 아이에겐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유치원은 ‘면역력’을 배우는 곳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단순히 ‘노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사회를 배우는 곳이다. 또 다양한 질환을 이겨내면서 면역력을 키우는 기회를 얻는 곳이기도 하다. 면역력을 키운다는 것은 병에 걸리지 않게 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감기 같은 가벼운 병치레를 반복하면서 몸이 외부의 나쁜 기운에 대항하는 힘을 키운다는 뜻이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겁이 나서 습관적으로 해열제를 먹이는 경우가 있다. 감기에 걸려서 열이 나는 것은 몸 안에 세균 혹은 바이러스가 들어와 아이의 몸이 싸우기 위해 반응하는 현상이다. 이 때 해열제를 쓰면 열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도 어렵고 면역기능도 방해를 받는다. 열이 39.5도 이하라면 집에서 물을 많이 먹이고 충분히 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면역력을 기르는 일이다.
◇아침저녁으로 맥문동차 한 잔, 감기 예방해
아침저녁으로 아이에게 따뜻한 물이나 차를 한 잔씩 먹이면 폐 기운을 도와 잦은 감기를 예방한다. 또한 폐에 좋은 오미자차나 맥문동차, 알레르기 체질에 좋은 영지차 등 한방차를 물처럼 꾸준히 먹여주는 것도 좋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해주면서 따뜻한 물을 자주 먹이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 더운 물이 차가운 속을 데우고 건조한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적셔 면역력을 높여주며, 열을 풀고 기의 순환을 도와 감기가 빨리 낫도록 도와준다.
◇호흡기, ‘촉촉하고 튼튼하게’ 관리하기
봄철은 건조한데다 꽃가루, 황사 등의 영향으로 아이의 호흡기가 괴로운 계절이다. 이때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잘 안 낫거나 축농증, 중이염 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본격적인 봄이 되기 전에 미리 대청소를 하고 아이 방이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해주자. 평소 호흡기 노폐물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매일 7잔 이상의 물을 마시면 좋다. 호흡기를 튼튼하게 하고 아이의 전반적인 면역력을 길러 주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침 식사 챙겨서 비위 기능 높이자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깨워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에 데려다 주려면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 먹이지 못할 수 있는데, 아침을 거르면 활동에 필요한 체력을 다 채울 수 없다. 또한 아침식사는 규칙적인 생활의 시작이며 비위(소화력)을 튼튼히 하는 기본이 되므로 반드시 챙겨 먹이도록 한다.
쓴 채소는 아이들 몸속 열을 내려주고 진액을 보충한다. 봄에는 입맛이 떨어져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럴수록 신선한 봄나물을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봄나물을 잘게 썰어 넣은 비빔밥이나 샐러드로 아이의 입맛을 자극해보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유치원 간 우리 아이, 감기와 싸워 이기는 법
입력 2010-03-11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