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백신 비용 너무 비싸…서민 부담 가중

입력 2010-03-11 07:31
[쿠키 건강] 최근 A형 간염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대유행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심한 경우 간 손상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총 2회의 접종이 필요하다. 첫 번째 접종 6개월 후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

문제는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성인의 경우 접종비용이 12~16만원, 소아는 8~10만원이나 돼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다면 예방접종에만 최고 52만원이 든다.

A대학병원의 경우 성인은 1회 약 8만원이며 이중 진료비는 일반진료는 초진 1만6400원, 재진 1만2700원이다. 특진은 초진 2만1900원, 재진 1만6160원. 주사를 놓는 행위수가는 약 2000원이고 나머지가 백신비용에 해당한다.

어린이 접종에는 회당 약 5만원씩 총 10만원이 든다. 소아가 성인에 비해 접종비용이 저렴한 이유는 백신용량이 성인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개인병원에 경우도 2번 접종에 성인 2회 접종에 12~16만원, 소아 8~10만원으로 대학병원과 비슷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이와 관련 의사협회 좌훈정 대변인은 “A형 간엽 접종 비용이 높은 것은 백신 가격자체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A형 간염 백신 접종 비용이 높은 것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염 중 A형 간염과 함께 유일하게 백신이 나와 있는 B형 간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00% 본인부담이다. 하지만 B형 간염 백신은 국내 생산이 가능해 백신 가격 자체가 낮다.

이에 비해 A형 간염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공급돼 있는 A형 간염 백신은 GSK ‘하브릭스주’,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이팍살베르나’, 사노피파스퇴르코리아 ‘아박심80U’ 등으로 성인용은 6만5000원, 소아용은 33000원 내외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A형 간염 국내 생산 계획이 아직 불투명해 앞으로도 비싼 접종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백신 국내 생산을 위해서는 연간 소비 물량이 확보돼야 제약사에서 생산한다. 그러나 A형 간염은 현재 백신이 국내 생산되고 있는 신종플루 등과 달리 연간 소비 물량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나마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접종을 받으려 해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 역삼동 B소아과는 한 달 전부터 백신이 떨어진 상태고, 서울 봉천동의 C소아과는 물량이 소량씩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예약환자 중심으로 물량이 공급되는 데로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A형 간염 백신 구매는 정부가 일괄 구매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질병관리본부차원에서는 제약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의 노력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