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현(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Q. 어린이집에서 일주일이 멀다 하고 감기에 걸려요.
#4살 된 우리 아이는 집에서는 건강했는데 어린이집에 가면서부터 일주일이 멀다하고 감기에 걸려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를 돌볼 수 없어 감기기운이 있어도 약을 먹여 보냈고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종합감기약을 먹여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었어요. 감기가 낫지 않고 계속 반복되니 어린이집에 계속 다니게 해야 하는지 걱정입니다.
A. 대부분의 아이들이 놀이방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몇 개월간 여러 종류의 감기에 걸려 고생합니다. 이전까지 집 안에서 외부의 나쁜 기운들로부터 보호받던 아이는 어린이집이라는 열린 공간에 놓이면서 각종 유해균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따라서 몸에서 감기라는 전쟁이 자주 일어납니다. 문제는 이 전쟁에서 궁극적으로 이기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감기약이라는 지원군만 몇 명 보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주력군인 면역력이 외부의 나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빨리 낫게 하려고 무조건 약을 먹이기보다는 아이의 상태를 보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편안히 휴식을 취하게 해주세요.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엄마가 하루 이틀 정도는 아이 옆에서 간호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면역사이클을 한번 만들어 놓으면 그 이후의 감기는 수월하게 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낼 때 ‘결석하면 안 된다’는 강박감을 갖기보다는 아이가 건강하게 단체생활에 적응하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꼭 놀이방에 보내려고 하기보다 며칠 동안 아이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감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Q. 우리 아이는 천식이 있는데 감기에 자주 걸려요.
#우리 아이는 첫돌 전후에 감기를 심하게 앓았습니다. 모세기관지염에 두 번 정도 걸렸고 폐렴 때문에 입원한 적도 있어요. 지금 세 살인데 얼마 전 병원에 가봤더니 천식이라는데 약을 쓸 정도는 아니랍니다. 평소에는 잘 모르겠다가 감기에 걸리면 한층 더 심하게 쌕쌕거려요. 어떻게 고쳐줘야 할까요?
A. 약을 쓸 정도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천식이라는 병 자체가 반복되는 기관지 감염으로 인해 기도가 변형된 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염증이 생기면 천식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최대한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 이유는 감기를 앓는 동안 자꾸 해열제나 항생제를 써 자기 면역력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소 집에서 따뜻한 차를 끓여 김을 쐬게 해주면 따뜻한 기운과 수분이 기관지를 편하게 만들어 감기에 덜 걸립니다. 또 폐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갑작스런 운동은 발작적인 기침을 일으킬 수 있으니 준비운동을 철저하게 시켜주세요.
천식에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가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입니다. 외출할 때는 나가기 전에 창문을 열어 실내온도와 외부온도를 맞춰주고 나갈 때는 마스크를 씌워 아이의 호흡기가 차가운 공기에 직접 닿지 않게 해주세요.
Q. 감기 걸리면 열이 꼭 39℃까지 올라요.
#세 살인 우리 아이는 늘 목감기·열감기를 앓습니다. 한번 열이 오르면 39~40℃까지 올라 밤새 아이 옆에서 해열제를 주면서 확인해야 합니다. 다행히 아직 경기한 적은 없는데 혹시 앞으로도 열 때문에 경기를 할까봐 불안해요.
A. 엄마들은 열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의 열에 매우 민감합니다. 아이의 열이 38℃ 정도 되면 열이 많이 난다고 생각하면서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해열제를 먹여 열을 내리려 하고 39℃가 넘으면 고열이라고 생각해 응급실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열이 나는 것은 아이의 몸이 감기를 이기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므로 처음부터 열을 낮추면 오히려 건강한 면역력을 키우는데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열이 오를 때는 탈수가 생기지 않도록 물을 자주 먹이며 일단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이가 춥다고 몸을 떠는 것도 몸이 열을 내느라 그러는 것이니 절대 찬 수건으로 몸을 닦지 말고 적당히 따뜻하게 해 충분히 열이 나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열이 심하게 날 때는 얇고 땀이 잘 흡수되는 옷을 입히고 얇은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Q. 감기만 걸리면 코를 골고 입을 벌리고 자요.
#세 살인 우리 아이는 항상 코를 훌쩍거리는가 하면 잘 때도 코를 골고 입을 벌리고 자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기침을 해 약을 꽤 먹였는데도 잘 낫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나서부터는 이런 증상을 계속 달고 있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항상 코를 훌쩍거리고 잘 때도 입을 벌리고 자는 것은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상과 흔히 축농증이라고 부르는 부비동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해 치료해야 합니다.
부비동염은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여기지만 아이들에게는 흔히 병이며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발하는 일이 많고 비염이 오래돼 부비동염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우선 비염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릴 때마다 코를 곤다면 콧물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깨끗한 식염수로 코 안을 씻어주는 것입니다. 물을 많이 먹이고 실내·외 온도차가 크지 않게 자주 환기해줘야 증상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비염이나 부비동염이 오래가면 항상 코가 막히기 때문에 음식을 먹었을 때 신선한 공기로 음식을 연소시키지 못하고 담음 형태로 체내에 축적돼 물렁물렁한 살이 되기 쉽습니다. 이런 살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성장에도 방해가 돼 주의해야 합니다 .(*이 글은 도서 ‘세 살 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위즈덤 하우스)에서 일부 발췌)
[세 살 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 ⑬ 문답으로 알아보는 우리 아이 감기
입력 2010-03-08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