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현실적 류머티즘 보험정책 개선해야”

입력 2010-03-08 09:50

이수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연세의대 류마티스내과)

[쿠키 건강]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여성 류머티즘 관절염(이하 류머티즘)의 인식증진을 위해 제3회 ‘여류사랑(女Rheu사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돼 1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캠페인은 ‘동행, 함께 걷는 희망의 길’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류머티즘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질환정보를 알리기 위해 여류사랑 홈페이지(www.womeninra.or.kr)에 상담코너를 마련했다.

이 캠페인을 마련한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수곤 이사장으로부터 우리나라 여성 류머티즘 환자의 현황과 캠페인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특별히 여성 류머티즘 환자들을 위한 캠페인을 마련한 이유는.

“남성에 비해 여성 류머티즘 환자들이 3배 정도 많다. 여성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염증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이다.

류머티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걷기 운동이 질환의 회복을 위해 좋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도로가 울퉁불퉁 하거나 계단이 많아 류머티즘 환자들이 마음 놓고 걷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

이번 캠페인은 여성 류머티즘 환자들이 심신의 휴식을 얻고 사회로부터 배려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통의 류머티즘 환자들이 걸을 수 있지만 심할 경우 걷지 못한다. 관절염도 일종의 장애로 인식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환자를 치료하면서 무엇이 가장 안타까웠나.

“류머티즘은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다른 질환으로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류머티즘은 면역력이 떨어져 염증이 유발돼 생기는 관절염이다. 관절이 붓고 아프고 피곤하고 열이 나고 어지러운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 증상이 바이러스감염, 루푸스, 퇴행성관절염, 빈혈과 비슷해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 손목, 무릎 양쪽에서 이러한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게 류머티즘 관절염의 독특한 특징이다.

류머티즘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발병 후 2년이 지나면 관절이 망가져 수술로도 회복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손가락에 발병했을 때 방치하면 손가락이 구부러진 상태로 고착될 수 있다. 손가락 관절은 인공관절 사용이 불가능해 수술치료도 힘들다. 현재 의료 수준으로는 무릎과 고관절만 인공관절을 이용한 수술이 가능하다.”

-제도적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조기 치료를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주사치료제(생물학제제)보험 적용기간을 앞당겨야 한다. 우리나라는 관절염 진단을 받고 6개월 동안 먹는 약으로 치료 후 붓고 아픈 증상이 계속될 경우에만 주사치료제에 대한 보험이 적용된다. 류머티즘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발병 직후에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감안할 때 약효가 좋은 주사치료제를 두고 6개월 동안이나 먹는 약으로만 치료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또한 임상에서 3개월 만에 먹는 약에 반응이 없는 환자는 기간을 연장해도 먹는 약에 반응하지 않는다.”

- 이 밖에 제도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 있나.

“류머티즘의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를 만나는 시간만큼 의료비를 부과하는 ‘시간수가’를 도입돼야 한다.

류머티즘을 비롯한 관절질환은 촉진(만져보는 진찰), 문진(병력 등을 물어보는 진찰) 등의 진찰과정이 중요하다. 일 년에 6번 병원을 방문하면 한 번은 X-레이 촬영을 하고 나머지는 문진과 촉진만으로 환자를 진찰한다. 생활습관, 운동법 등 환자교육에도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류머티즘은 진찰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진찰시간이 질수록 정확한 진단,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의료 환경에서는 의사가 환자를 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의료 현장에서 경험한 류머티즘 환자들의 고충은 무엇인가.

“류머티즘이 장애급수를 받는 것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다. 대부분은 환자들이 5~6급 이상의 장애급수를 받기 힘들다. 해당 관절이 기능적인 면에서 그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현실을 고려한 장애급수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이수곤 이사장 약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과학주임교수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
-대한류마티스학 연구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