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주요병원을 가다] ① 대전광역시 을지대학병원

입력 2010-03-05 07:28

1천병상 넘는 중부권 최대 사립대학병원

국내에는 각 지역마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병원이 있습니다. 계속되는 의료의 ‘서울쏠림현상’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병원들이지요. 본지는 ‘지역별 주요병원을 가다’라는 연재기획을 통해 지방의 주요병원을 소개하는 한편 숨은 명의를 발굴해 독자들께 알리고 지역의료의 고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편집자 註>

암센터 등 각종 특성화센터로 특화···쟁쟁한 교수진, 지역 환자 발걸음 되돌려

[쿠키 건강] 지난해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행한 ‘2008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대전에는 총 2566개의 요양기관이 있는데 이 중 우리가 흔히 병원으로 칭하는 의원, 병원, 종합병원, 종합전문요양기관은 1026개소(한의원, 치과, 보건소, 약국 등 제외)에 달한다.

이중 을지대학병원은 지난 1981년 대전시 중구 목동에서 216병상 규모의 대전을지병원으로 출발했다. ‘인간사랑․생명존중’을 이념으로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출범한 을지대병원은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 지역 내 주요병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전·충남지역 보건의료의 일익을 담당해왔다.



◇216병상 규모 대전을지병원으로 출범

을지대병원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대전은 의료취약지구였다. 충남대학교병원이 대전지역의 맹주 역할을 하긴 했지만 병원의 수도권 집중이 한창 심화될 무렵이었고 지금과 같은 규모의 대형병원도 없었다. 따라서 중환자의 경우 서울로 진료 받으러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같은 질의 진료라 해도 지방병원에서의 진료는 미심쩍어한 것이 사실이다.

당시 중부권에서의 종합병원 건립은 누구도 쉽게 시도하기 힘든 일이었다. 을지재단이 당시 병원 설립계획을 밝히자 주변에서도 대전에서의 대형병원 건립은 무모한 시도라는 부정적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을지재단은 ‘환자가 있는 곳에 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박영하 회장의 신념을 바탕으로 이를 결행했다.

◇대전 내 사립대병원으로 3차기관 지정 유일

무모하리만치 과감하게 발걸음을 뗀 대전을지병원은 주위의 우려에도 해마다 의미 있는 발전을 거듭하며 성장해 나갔다. 시설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능력 있는 의료진의 의술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편의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처음의 신념을 잊지 않고 지키려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병원이 차츰 성장해 여유를 찾게 될 무렵 을지대병원은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추진하게 된다. 의학기술 발전과 우수한 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을지의과대학 설립을 새롭게 추진한 것이다. 결국 1997년 을지의과대학을 설립, 대학병원체제로 모습을 바꾸게 됐고 명칭 역시 대전을지병원에서 을지대학병원으로 변경됐다.

이후 을지대병원은 1999년 1월 대전 내 사립대학병원으로는 유일하게 종합전문요양기관인 3차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20년 가까이 지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2004년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꾀했다. 대전의 행정과 경제․문화․교통 중심지인 둔산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지상 16층, 지하 3층, 연면적 3만여평에 총 1053개의 병상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중부권 최대 대학병원으로 다시 태어난 을지대병원은 각종 최첨단 장비와 우수한 의료진,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토대로 고객을 위한 최상의 진료를 제공, 대전지역의 의료지형도를 바꿨다.

다빈치-SHD를 비롯한 최첨단의 장비를 이용한 암치료, 중부권 최초 생체간이식수술, 폐이식 및 심장동시수술 성공 등 을지대병원의 차별화된 진료는 특히 오랫동안 암 등 난치병 치료를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로 향해야 했던 지역 환자들의 발길을 되돌려 지역의료 발전은 물론 지방의료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원스톱 서비스 가능한 센터중심병원체계

을지대병원은 암 진단에서 치료까지 암 퇴치 첨단시스템을 완비한 중부권 최고 수준의 암센터 외에도 소화기센터, 심장혈관센터, 관절센터, 척추센터, 뇌신경정신센터, 여성의학센터 등 각종 특성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센터중심병원이다.

센터중심체계는 고객이 병원을 찾았을 때 해당 질환에 관련된 여러 진료과목의 의료진들이 종합적으로 치료함으로써 고객의 불필요한 이동과 대기시간을 줄이고 진료-기본검사-결과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새로운 진료방식이다.

을지대병원은 전국 어느 병원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은 물론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을지대병원이 처음 도입한 PET/CT(양전자단층촬영)와 싸이클로트론 등의 암 조기진단장비를 비롯해 VMAT(입체적 세기조절 회전방사선 치료기), 무혈뇌수술의 혁명이라 일컫는 ‘감마나이프’ 등 암 치료장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도입한 다빈치-SHD는 최첨단 수술용 로봇으로 갑상선암·전립선암 등 각종 암 수술에 있어 사람 손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수한 의료진·최첨단 장비 구비

을지대병원은 최첨단장비만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장이식수술에 이어 지난 2007년 중부권 최초로 생체간이식수술을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20여차례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왔으며 폐이식수술 역시 중부권 최초로 성공, 다장기이식센터로서 자부심을 드높이고 있다.

또 뇌혈관 두개저수술의 신경외과 김한규 교수, 인공관절수술의 정형외과 최원식 교수, 통증치료분야의 마취통증의학과 이청 교수, 류마티스관절치료의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등을 비롯한 을지대병원의 쟁쟁한 교수진은 지역 환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되돌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덕분에 을지대병원은 지난 2008년 심평원으로부터 간암수술 후 회복기간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빠른 병원으로 평가받았다. 또 같은 해 심평원으로부터 급성심근경색증 치료 잘하는 병원, 위암 및 췌장암수술, 고관절치환술을 많이 한 병원 등으로 각각 평가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최우수등급 판정을 받는 등 지방 의료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원 이후 30여년간 농어촌지역을 순회하면서 무료검진활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의료봉사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매년 대장종양클리닉, 당뇨병교실 등 연 20여 차례가 넘는 건강무료강좌를 실시해 지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질병예방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을지대병원은 최고의 병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인력과 시설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지역 내 대표의료기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으며 을지대병원의 미래를 향한 도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을지대학병원 박준숙 원장 미니인터뷰



“사랑방처럼 친근한 지역민 건강지킴이 될 것”

을지대학병원호(號)의 선장으로서 병원의 새로운 발전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박준숙 원장을 만났다. 그는 의료진 모두가 합심해 을지대병원을 ‘친절한 병원, 연구하는 병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의료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해가고 있다”며 “이처럼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굳건하게 중심을 잡고 지역의료를 선도해나감으로써 지역민의 충실한 건강지킴이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진심을 담은 친절한 진료를 통해 환자를 향한, 언제나 변하지 않는 참 의료인의 자세와 마음을 보여줄 것입니다. 또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는 대신 끊임없는 연구와 항상 열려있는 자세로 변화와 지역의료 발전에 앞장서겠습니다.”

그는 의사의 친절한 진료와 끊임없는 자기계발이야말로 환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기반이 될 뿐 아니라 환자들을 치료해야 하는 의료인이 지켜야할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박 원장은 친절교육을 강화, 언제나 환자에게 친절하고 웃음이 가득한 병원을 만들고 논문과 저술활동을 적극 지원, 한 차원 더 높은 실력으로 지역민에게 앞선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전에 터를 잡은 지난 1981년 이후 30여년의 세월동안 을지대병원은 언제나 최고의 시설, 최고의 의사와 함께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우리의 이런 노력들이 가감 없이 전해져 언제든지 지역민들이 아플 때 마음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천하를 다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 있다. 박 원장은 “바쁘게 살다보면 건강에 대해서는 자칫 소홀해지기 쉽다”며 “아무리 바빠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여유는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5년 전부터 ‘수요을지음악회’와 같은 각종 문화공연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역민이 아플 때나 아프지 않을 때나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병원, 지역민과 항상 함께 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을지대병원의 의지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을지대병원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최고의 시설, 최고의 의사와 함께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언제든 마음 편히 내 가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