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관 증후군, 목디스크등으로 손 저림 증상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원인 파악이 급선무
[쿠키 건강] #요즘 손 저림으로 고생중인 주부 P(53·여)씨. 겨울철 내내 손이 저렸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가 싶어 그냥 혼자 주무르고 말았다. 그런데 날이 지날수록 저린 정도가 더 심해지고 퉁퉁 붓기까지 해 생활하는 데도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 왜 이러나 싶어 침도 맞고 찜질도 해봤지만 결국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손 저림 때문에 하루도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하는 P씨는 결국 병원을 찾아 몇 가지 검사를 받았다. 검진 결과 그녀의 병명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날씨가 추우면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피가 통하지 않아 손이나 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으레 추운 날씨 탓이겠거니 여기는 경우가 허다한데, 손발 저림은 그냥 간과해 버리기엔 그 원인이 워낙 다양해 장기간 방치할 경우 자칫 증상을 더 악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바른세상병원에 따르면 최근 2008년 1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손 저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700명 가운데 특히 가을 103명, 겨울 251명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세상병원 이상원 원장은 “손 저림은 빨래에 청소 등 쉴 새 없이 혹사당하는 주부들의 손이 갱년기가 올 즈음 혹은 날씨가 추워질 즈음 더 심해지는 증상”이라며 “다양한 원인이 있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컴퓨터 작업 직장인, 주부에게 쉽게 나타나는 수근관 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손 저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바로 수근관 증후군이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질환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으로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인 정중신경이 손목의 인대에 눌려 생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나 한 자세로 오래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주부들에게 쉽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증상이 더 심해지면 통증이 생기며 물건을 잡거나 주먹을 쥐기조차 힘들 정도가 된다.
이러한 수근관 증후군 치료는 손목에 부목을 대고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신경이 눌린 부위에 강력한 소염제 주사를 놓을 경우 호전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재발이 잦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근관 인대를 잘라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목 디스크는 목이 아프다? NO! 손 저림이 더 심한 목 디스크
목 디스크가 생기면 목이 아플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목 디스크의 주요 증상은 바로 손 저림 현상. 목에서 팔로 내려오는 신경이 추간판에 눌려 팔과 손이 저리게 된다. 따라서 목에는 전혀 통증이 없고 손 저림 증상만이 나타난다고 해서 섣불리 손 내지 손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물론 대부분 목 디스크 환자의 초기 증상은 목에 통증과 함께 뻣뻣해지고 팔이 저린 현상이 동반되지만 손 저림 현상을 훨씬 쉽게 느낀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교통사고 등의 외상을 당했을 때, 목이나 어깨 부분에 충격을 받은 경우나 그 부위에 지속적인 힘이 가해져 신경이 눌린 경우 당시에는 별 다른 통증이 없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난 후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목 디스크일 경우 조기에 발견되고 퇴행성 변화가 심하지 않으면 레이저나 저온 고주파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쉽게 치료가 된다. 또한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80~90% 운동요법이나 물리치료 등만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3개월이 지나도 차도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년 이후의 손 저림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多, 다발성 말초신경병증
중년 이후에 생기는 손 저림은 당뇨병 환자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양쪽 손이나 발의 끝 부분 혹은 손발 모두에 비교적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에 의한 것으로 본다. 이는 당뇨 환자의 절반 이상에게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병으로 얼얼하고 타는 듯한 느낌 혹은 경련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말초혈관이 막혀 손이나 발이 저릴 수 있다. 드물게는 뇌졸중이나 심장병의 전조현상으로도 손 저림이 나타나는데 뇌졸중 환자는 입술주위가 저리거나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먼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에 이 원장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 저림 증상은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각 분야별 전문의의 협진을 통해 원인을 파악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손 저림 증상을 단순히 혈액순환장애라 여겨 이를 오랫동안 방치하고 혈액순환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처럼 잘못된 자가진단은 오히려 병을 더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생활 속 손 저림 예방 운동법]
1.손가락: 손가락에 힘을 줘 폈다가 다시 주먹을 꼭 쥐면서 긴장을 풀고 가볍게 손을 흔들어 준다.
2.손목: 손목으로 큰 원을 그리며 바깥쪽으로 천천히 돌려주고 다시 반대로 돌려준다.
3.등: 양쪽 등을 바로 편 상태에서 손을 등 뒤에 받치고 천천히 뒤로 젖힌다. 이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한다.
4.목: 목을 좌우로 돌리고 앞으로 숙인다. 머리를 우측으로 돌리면서 턱을 들어 올린다. 이와 같은 동작을 약 5초간 반복한다.
5.어깨: 어깨관절의 긴장을 풀고 앞뒤로 돌린다. 팔꿈치를 90도로 하고 팔을 바깥으로 회전시킨다. 손을 맞잡고 양팔을 높게 들어 올린 채 몸통을 좌우로 돌려준다.
추우면 으레 손이 저리다? 방치하다 ‘골병’ 든다
입력 2010-03-03 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