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폐암 수술 후 예후를 결정하는 주요 유전자를 세계 처음으로 밝혀냈다.
1일 경북대병원 호흡기내과 박재용 교수팀은 Caspase(캐스페이스) 유전자의 다형성이 폐암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결정하는 주요 유전인자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임상 종양학 분야 최고권위 학술지인 미국 임상암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됐다.
폐암에 대한 과학적인 치료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아직도 폐암의 완치율은 15% 전후에 불과하며,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폐암의 조기진단이 어렵고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폐암의 경우 조기에 진단되면 수술을 받게 되는데,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약 50%에서 재발,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도 40~70%에 불과하다.
인간 유전체 사업이 완성된 후, 의학은 경험에 바탕을 둔 집단적 의학에서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근거, 질병을 예방, 진단, 치료하는 유전체의학, 맞춤의학으로 전환되고 있다.
폐암의 경우에도 폐암의 발생 위험도, 치료에 대한 효과 및 부작용과 예후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적합한 개별화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캐스페이스 유전자들의 단일염기다형성에 따라 폐암 수술 후 재발과 예후가 차이가 있는 지를 조사했다. 단일염기다형성은 가장 흔한 형태의 유전변이로 개체간의 유전적 차이를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포자살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캐스페이스 유전자의 능력이 우수한 환자는 세포자살 능력이 우수, 치료에 대한 효과 및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캐스페이스 능력이 우수한 유전자형을 갖는 경우 재발률이 낮고 생존률이 두 배 높았다. 이에 따라 캐스페이스 유전자의 다형성은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불량한 환자를 선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박재용 교수팀은 “누구나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기보다는 특정한 유전자형을 보유한 환자는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전략이 좋은 치료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암치료에서 표적치료제로 대변되는 맞춤치료가 각광받고 있듯, 수술을 받는 환자도 불량한 예후가 예상되는 유전자형을 갖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항암치료 등으로 맞춤치료를 한다면 더 나은 치료성적이 기대된다”면서 연구 성과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폐암 예후 예측용 유전인자인 캐스페이스 유전자 다형성은 박 교수팀이 2006년에 폐암 위험도를 결정하는 주요 유전인자임을 세계 최초로 발굴, 유전학 분야 권위지인 Human Molecular Genetics지에 발표한 바 있어 이번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고 박 교수팀은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건강팀
국내 의료진, 폐암 수술후 예후 유전자 세계 첫 규명
입력 2010-03-01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