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잖은 봄 손님, 황사 미리 대처하자!

입력 2010-02-27 07:23

[쿠키 건강] 추운 겨울이 지나고 고대하던 봄이 왔지만 봄바람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황사 때문이다. 노랗게 변해 버린 서울의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듯하다. 황사를 피할 수가 없다면 좀더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 각종 질환 일으켜

매년 3월에서 5월 사이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발생한 황사가 한반도로 날아온다. 황사 자체는 황토 성분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지만 그 안에 섞여 있는 아황산가스, 카드뮴, 납, 구리 등 유해물질은 우리 몸에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황사가 발생하는 기간에는 공기 중의 먼지가 평상시의 3~4배로 증가하고 금속 성분 또한 2~10배까지 늘어난다.

더구나 황사는 1~10㎛(1㎛는 100만분의 1m)정도 되는 미세먼지이기 때문에 눈, 피부, 호흡기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국의 공업화가 가속화되고 사막지대가 넓어지면서 매년 황사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젠 예전처럼 그냥 넘기기보다는 더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평상시 청결 유지가 예방의 기본

△코= 외부 공기가 가장 먼저 통과하는 코는 우리 몸의 첫번째 방어막이다. 차고 건조한 공기는 코를 통과하면서 축축해지고 따뜻해진다. 코는 일차적으로 먼지를 걸러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차단한다. 하지만 황사가 심해지면 건조한 공기와 먼지로 인해 코가 마르기 때문에 각종 바이러스의 침투가 쉬워진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주 교수는 “황사에 포함된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으로 고생할 수 있다”며 “황사가 심한 날은 귀가 후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코 내부를 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해지면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목= 말을 하거나 입으로 숨을 쉴 때 상당한 양의 먼지가 입을 통해 들어간다.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고,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양치질을 하거나 미지근한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어 주어야 한다. 평상시 물이나 차를 많아 마셔 입안과 기관지 점막에 수분을 공급해 주고 오염물질을 희석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폐= 대부분의 먼지는 코에서 걸러지지만 2㎛ 이하의 먼지는 폐에 직접 도달한다. 먼지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면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폐질환이 더 심해진다. 이런 환자에게는 소염제, 기관지 확장제 등을 처방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윤호주 교수는 “천식이나 폐질환이 있는 환자는 황사가 심할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도 가습기와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외출을 할 경우에는 코와 입 사이로 황사가 유입되지 않도록 얼굴에 밀착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눈= 눈은 직접 먼지와 접촉하기 때문에 황사가 심해지면 결막염이 생길 수 있다. 눈이 충혈되거나 가려움을 느낄 경우 손으로 문지르면 또 다른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눈을 세척해 주어야 한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안약은 장기간 사용하면 각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라도 황사기간 만큼은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피부= 봄철 건조한 피부에 황사 먼지까지 달라붙으면서 가려움증, 발진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외출할 때는 가급적 긴소매 옷을 입고 노출되는 피부에 로션을 발라 먼지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여러 번 세안을 해 피부에 먼지가 남아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야외 운동보다 실내 운동 선택

피해갈 수 없는 불청객이라면 조용히 돌려보내는 것이 상책이다. 황사가 심한 기간에는 잦은 외출을 삼가고 운동을 할 때도 실내 운동이 좋다. 먼지 때문에 창문을 꼭꼭 닫아 놓고 있으면 실내 공기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황사가 덜 심할 때는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황사가 한차례 지나가고 나면 집안 구석구석 남은 먼지를 깨끗이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