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한 금연상담소] “물 많이 마시는 것도 니코틴 배출에 도움이 되나요?”

입력 2010-02-25 09:55

참사랑내과 김용범 원장

[Question] 저는 흡연한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다,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도 잘 되지 않아서 흡연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걱정입니다.

니코틴이 쌓여가는 것은 걱정되지만 금연은 너무 어려워 보입니다. 주변에 한 지인이 물을 많이 마시면 몸 밖으로 니코틴이 더 많이 배출 된다고 하여 요즘 물을 많이 마시고 있는데요, 니코틴이 몸에 쌓여 건강을 더 해치는 것인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정말 니코틴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nswer] 먼저 니코틴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니코틴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등과 같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담배 한 개피에는 대략 1mg 정도 함유돼 있습니다.

니코틴이 혈중에서 뇌로 전달되면, α4β2 니코틴 아세틸콜린 수용체가 활성화되고 도파민이 유리됩니다. 이렇게 분비된 도파민은 기쁨, 불안감 완화, 기억 향상 등 중추 신경계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흡연자에게 흡연 욕구를 강화(reinforcement)하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니코틴이 흡연 욕구를 강화하고 내성을 증가시켜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의존성을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선택에 의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니코틴에 중독되어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니코틴 중독은 만성적이며 재발이 흔한 질병이어서 일단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끊기 어렵고 또 끊고자 하더라도 성공하기까지 여러 번의 실패를 겪게 됩니다.

또한, 니코틴은 체내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 들어와 뇌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한 후 효과를 발휘하고 1~2시간 내 간에서 효소에 의해 대사되어 코티닌으로 바뀐 후 폐나 신장으로 배설됩니다. 따라서 니코틴을 물을 많이 먹어서 배설을 촉진하려는 의도는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이든 기타 여는 방법으로든 흡연을 계속하면서 니코틴을 감소시키려는 시도는 건강을 지키는데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오는 스트레스를 금연 말고 운동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해소하려는 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