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부르는 녹내장에 눈을 뜨세요”

입력 2010-02-24 15:10
한국녹내장학회, 녹내장 인식증진 캠페인

[쿠키 건강] 한국녹내장학회는 다음달 7일부터 13일까지 ‘세계 녹내장 주간’을 맞아 환자들에게 녹내장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세계 녹내장 주간’은 세계녹내장협회(WGA)와 세계녹내장환자협회(WGPA)가 지난 2008년부터 주관해 온 캠페인으로, 현재 한국을 포함 세계 30여 개국에서 매년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3회 째인 올해부터는 일일 행사에서 주간으로 기간을 늘려 ‘녹내장에 눈을 뜨세요’라는 주제로 녹내장 치료에 대한 인식 증진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번 세계 녹내장 주간에 맞춰 한국녹내장학회는 녹내장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와 녹내장 체험 안경을 제작, 병원에 배치하고 환자들에게 조기 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국녹내장학회 문정일 회장(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교수)은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 스스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함께 잠재적인 녹내장 환자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0대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은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한 “최근 국내 역학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우 서양과 달리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고안압 녹내장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따라서 근시가 심하거나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녹내장은 눈이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을 서서히 손상시키는 안과 질환 중 하나로 당뇨병성 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성인 실명의 3대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4500만 인구가 녹내장으로 인해 시력을 잃었으며 이는 전체 실명 인구의 12%를 차지한다. 대개 40대 이상에게서 발병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안구 내 압력 상승으로 높아진 안압에 의한 시신경 압박 때문에 손상을 입거나 시신경의 혈류 순환 장애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지만,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급성 녹내장과 달리 만성 녹내장은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발견 시기가 늦은 경우가 많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녹내장을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확률이 높다. 현재로서는 안과 정기 검진을 통해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자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