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여파, 스케이트장 ‘북적’… 10분이상 스트레칭-안전장비 필수
[쿠키 건강] 이승훈, 이정수, 모태범, 이상화 등 금벅지 스케이트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에 힘입어 스케이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실내스케이트장이 때늦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와 목동 아이스링크 등 서울 시내 주요 실내스케이트장은 최근 밴쿠버 동계올림픽 인기여파로 예년에 비해 고객이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케이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덩달아 섣불리 얼음판 위에 올랐다가 부상을 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직장인 박정우(40)씨는 지난 주말 아이들과 함께 실내스케이트장을 찾았다가 오른쪽 무릎 연골판 손상을 입어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박씨는 과거 스케이트를 탄 경험만 믿고 얼음판에 올랐다가 코너를 돌 때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과거 경험만 믿고 별다른 준비운동도 없이 무리하게 스피드를 낸 것이 원인이었다.
관절전문 병원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땅 위에서와 달리 얼음판 위에서는 몸을 움직이는데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어 스케이팅은 발목이나 무릎 등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는 운동”이라며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목 돌리기와 무릎 펴기 등 10분 이상의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뼈를 유연하게 풀어준 다음 타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케이팅은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의 얇은 날 위에 체중을 싣고 달리는 운동이다. 갑자기 멈추거나 코너를 돌아야 할 때 발목이나 무릎에 힘이 많이 전달돼 발목 염좌나 무릎연골 손상 등의 부상의 위험이 높다. 특히 코너를 돌 때는 체중의 4~5배에 달하는 무게가 한 쪽 다리에만 집중돼 무릎 연골 등의 부상 위험이 특히 높다.
일반인과 달리 스케이트 선수들의 허벅지가 금벅지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인한 허벅지 근육과 종아리 근육이 발목이나 무릎에 가중되는 무게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넘어지면서 손목인대에 부상을 입거나 손목이나 팔꿈치 골절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스트레칭 등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 다음 스케이트를 신어야 하고,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라면 전체 스케이팅 시간이 30분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부상 시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금물
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 발목이나 무릎, 허리, 손목 등에 부상을 입을 경우는 그 자리에서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금물이다. 통증이 심할 경우 골절이나 탈구, 인대 손상 등이 의심되기 때문에 관절을 움이지 못하도록 고정한 다음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송 원장은 “가벼운 손목, 발목 염좌의 경우 2~3주 가량 치료가 필요하지만, 골절됐을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수술 또는 5~6주 이상의 깁스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넘어지거나 부딪쳐 근육통이 생길 경우는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반면에 무릎 등 관절에 통증이 계속될 경우는 염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송 원장은 “다친 연골이나 인대를 방치하면 2차적인 물렁뼈 등의 손상으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에는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부상을 입을 경우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스케이트 바람 ‘씽씽’… 관절관리도 싱싱하게
입력 2010-02-24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