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건강 위해 줄여야할 건 뭐?!

입력 2010-02-23 07:37

어릴 적 나트륨 과다섭취…평생 건강 위협

[쿠키 건강] #사례1. 주부 김영희(37·여·가명)씨는 요즘 초등학교 3학년인 큰아이가 빵, 과자,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음식만 찾아서 걱정이다. 과자를 먹기 시작하면 한 봉지가 바닥날 때까지 멈출 줄 모른다. 이런 이유로 김씨는 아이가 또래보다 일찍 비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례2. 평소 찌개나 국 없이는 밥을 먹지 않고 술자리가 잦아 삼겹살, 부대찌개 등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접하던 회사원 이대수(38·남·가명)씨는 올 초,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 받았다. 틈틈이 운동도 하고 주말엔 등산도 가끔 하던 이씨에게는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너무 짜게 먹는 식습관. 이씨는 현재 고혈압 약을 처방 받는 것과 동시에 식습관을 고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건강에 이상을 감지한 이들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바로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 그중에서도 지나치게 짜게 먹는 식습관은 건강에 이상신호를 부르게 된다.

◇나트륨 섭취량 1일 4000mg, 보건기구 기준치 2배

보건복지가족부는 한국인은 유아기 때부터 김치, 젓갈, 간을 많이 하는 찌개, 국 등에 길들여져 그로 인해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1일 나트륨 권장량인 2000mg의 두 배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나트륨은 혈관 속에서 수분을 끌어들이는 성분을 갖고 있어 필요 이상 섭취 시 혈관에 부담을 줘 이를 팽창시키고 자연스레 고혈압으로 연결된다. 또 심혈관 질환, 위암, 심장병 발병에 영향을 주고 식욕을 자극해 과식을 하게 만들어 성인병을 초래하기도 하며 칼슘 배출을 증가시켜 체내 무기질 감소시키는 등 나트륨의 위해는 상식 이상으로 많다.

이에 보건당국은 올해부터 영양표시 대상 식품을 확대, 빙과류, 어육소시지, 햄버거와 같은 어린이 기호식품을 판매하는 식품접객업을 대상으로 나트륨 함유량을 표기하도록 하고 외식업체에도 열량과 나트륨 표시를 권유하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은 실생활에서 스스로 나트륨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 때는 소금, 간장 된장 등 양념을 보다 적게 사용한다 ▲국물을 짜지 않게 만들고, 적게 먹는다 ▲이미 조리된 음식을 먹을 때 소금, 간장을 더 넣지 않는다 ▲김치는 덜 짜게 만들어 먹는다 등을 제시하고 있다.

◇나트륨 식품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 건강

하지만 아이들이 문제다. 성인들은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서 스스로 식습관을 바꿀 수 있지만 건강보다 입에서 달콤한 먹을거리를 찾는 아이들은 나트륨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정지아 소아청소년 전문의는 “어릴 때부터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게 되면 아이의 입맛을 더욱 짠 음식에 익숙하게 만들고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며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에 발빠르게 대응, 식품업계에선 어린이용 저나트륨 식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매일유업 치즈전문기업 상하는 나트륨을 줄인 ‘유기농 우리아이 첫치즈’가 그것이며 미즈앤코의 어린이 전용 김 ‘해의 자태’, 진해식품의 ‘우리 애들 김’등도 이유식하는 아기부터 어린이까지 입맛을 순하게 길들여준다.

동원 F&B의 ‘양반 포기김치’는 다른 포기 김치에 비해 염도를 15% 정도 낮춰 출시했으며 대상 청정원에서도 ‘자연숙성 저염 진간장’을 출시해 한국을 대표하는 숙성 음식이 저염분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웰씨위드가 수입 판매하는 노르웨이산 간고등어도 일반 자반고등어에 비해 소금량을 10분의 1로 줄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