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비염 환자들은 막바지 겨울철을 잘 넘겨야 할 것 같다. 비염의 경우 그동안 꽃가루나 황사가 심한 봄철이나 가을철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겨울철에 특히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22일 광동한방병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내원한 비염환자 270명을 분석한 결과, 겨울(12, 1-2월)에 34%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봄(3-5월) 25%, 가을(9-11월) 22%, 여름(6-8월) 19%의 순으로 많았다. 이는 겨울철 춥고 건조한 날씨, 실내외의 심한 온도차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광동한방병원 최우정 원장은 “최근에는 특정한 계절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비염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겨울철이나 환절기 비염이 심각한데, 조기 치료와 균형적인 영양 섭취와 체온 유지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자녀들의 비염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개학하기 전에 미리미리 점검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비염의 원인과 증상= 추운 겨울에 오랫동안 찬 공기에 노출되었거나 심한 온도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콧속은 어떻게 될까?
찬 공기를 데워 허파로 보내는 것은 코의 역할 중 하나. 춥고 건조한 지역일수록 코가 크고 높은 반면 덥고 습한 지역일수록 낮고 넓은 것도 그런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다. 따라서 코는 혈액 공급을 늘리고 코 점막을 부풀려 찬 공기를 데우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무리하면 결국 병이 생기듯 코는 찬 공기를 데우기 위해 무리하게 혈액 공급을 늘리고 코 점막을 부풀리다 비염을 유발하고 만다.
또한 오랜 시간 찬 곳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올 경우 심한 온도변화가 예민해진 코 점막을 자극해 비염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한 콧물감기(급성비염)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만성비염이 되는 경우도 있다.
비염 증상은 완화와 악화를 반복한다. 따라서 증상이 약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특정 시기나 환경을 벗어나면서 증상이 완화돼 나은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한번 걸린 비염은 봄철 황사와 꽃가루, 여름의 집먼지 진드기와 곰팡이 균 등으로 인해 사계절 내내 반복되면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비염은 발명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만성비염도 꾸준히 관리하면 호전될 수 있다.
◇비염 치료 및 예방법=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을 보이는 비염은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열이 나거나 두통을 동반하지 않는다.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 없이 코감기 증상만이 10일 이상 경과하거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면 세균성 만성비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면역력을 키우는 한방요법= 동일한 환경에서도 모두가 비염에 걸리지 않는 것은 자가면역력의 차이 때문이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콧속의 염증을 치료해 점막의 벽을 회복하고 기본 면역력을 강화시키는데 주력한다. 1-3개월 동안 꾸준히 치료하면 면역력을 높여 비염 치료뿐만 아니라 두통, 만성피로 등을 치료하며 체질개선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비염의 치료법으로는 비염 증상이 나타날 때는 액체로 된 증류한약을 코 속에 넣어 코 안을 세척함으로써 코를 뚫어주는 치료를 하며, 증상이 없을 때는 호흡기계(폐), 소화기계(비·위), 내분비계(신) 기능을 보강시켜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탕제인 보중익기탕를 체질에 따라 처방한다.
비염은 대개 태음인(70%), 소양인(20%), 소음인(10%) 순으로 나타난다. 태음인은 간 기능이 좋으나 폐가 약하고 차가워 콧물이나 재채기가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서 몸 속에 있는 나쁜 노폐물을 외부로 배출시키면 전체적으로 몸이 활성화되고 결국 코가 뚫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소양인은 폐에 열이 많아 코가 건조하고 막히거나 코피가 나는 경우가 흔하다. 내열이 피부와 코 점막에 잘 도달하도록 탕제를 쓰고, 지나치게 내열이 높을 경우 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약재를 가미해 치료한다.
소음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 코의 기능이 약하다. 그래서 찬물이나 찬 기운에 유난히 예민해 콧물이 생겼을 경우 빨리 콧물을 말리거나 코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치료 역시 콧물을 빨리 말려주는 한약재를 처방한다. 태양인은 소음인처럼 소화기가 좋지 않은지, 감기 뒤끝에 생긴 비염인지를 가려 처방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을 때는 콧망울 주위를 반원을 그리며 마사지를 해 주거나 협곡혈(엄지와 검지 사이의 손등 쪽 혈자리)를 지압해 준다. 죽염을 물에 타서 그 물을 코로 들이마셔 입으로 내뱉는 비강 세척 또한 효과적이다.
실내외 온도차가 심하면 비염이 발생하므로 적절한 온도(25도)와 습도(4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잦은 환기로 실내 공기를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장시간 열어놓으면 오히려 코 막힘을 유발할 수 있으니 짧게(1시간에 10분 정도) 자주 여는 것이 더 좋다.
무엇보다 외출 시에는 몸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따뜻한 차림을 하고, 외출 후에는 바로 손을 씻고 오염된 손으로는 코를 후비거나 눈을 비비지 않도록 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영양섭취로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비염, 겨울철 가장 많아… 비염 치료및 예방법
입력 2010-02-22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