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현(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Q. 감기에 걸렸다 하면 콧물부터 흘려요.
다섯 살 된 우리아이의 별명은 코흘리개입니다. 처음엔 감기에 걸렸을 때만 콧물을 흘렸는데 요즘엔 감기가 다 나아도 계속 콧물이 나오고 항상 코가 막힌 것처럼 맹맹해요. 아이도 답한지 코를 자주 비비고요. 잘 때는 코가 막혀서 입을 벌리고 자는가 하면 가끔 코를 골기도 해요.
A.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면 엄마들 대다수가 병원에서 콧물을 뽑아 달라고 합니다. 코를 뚫으면 당시에는 코 막힘이 덜해질 수 있지만 반복해 뽑으면 오히려 코 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코 점막은 외부로부터 먼지나 균이 들어왔을 때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 코가 막혀있을 때는 한쪽 코에 식염수를 몇 방울 떨어뜨리고 2~3분 후에 코를 살살 빼주면 됩니다.
사례에서처럼 5세가 돼도 코가 계속 막혀 있다면 비염이나 부비동염의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이 비염이나 부비동염은 약을 잘 사용하면 수술 없이도 낫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잘해주면 됩니다.
한의학에서 코 질환을 치료하는 원리는 코 주위로 흐르는 기운을 맑게 해 몸에서 스스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농을 배출하게 하는 것입니다. 코 주위로 흐르는 기운은 폐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폐에 탁기가 차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며 전반적인 몸 건강을 증진시켜 코 점막의 면역력을 높여야 합니다.
Q. 감기에 걸리기만 하면 입원해요.
우리 아이는 다섯 살인데 생후 2개월에 폐렴으로 입원한 후부터 감기만 걸리면 폐렴·기관지염으로 발전합니다. 그래서 꼭 입원을 하게 되는데 벌써 올해만도 2번이고 작년에도 그랬어요.
A. 아이들은 감기가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쉽게 진행됩니다. 아침에는 “가래가 많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날 저녁 폐렴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가래나 기침이 2주정도 지속된다면 다른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병원에 가 확인해야 합니다. 단 폐렴과 기관지염으로의 진행을 막겠다고 초기감기에 무턱대고 항생제나 해열제를 계속 먹이는 것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아기가 폐렴에 자주 걸린다면 가족 중 천식 등의 질병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이런 병력을 가진 가족이 있다면 보다 주의해야 합니다. 그 외에 감기를 충분히 앓을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편안하게 쉬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는 배와 꿀, 도라지를 섞어 즙을 내 자주 먹이면 폐의 열이 감소하고 체력과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줘 면역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Q. 아이가 놀러 갔다 오면 꼭 아파요.
여섯 살인 우리 아이는 외출하거나 조금 멀리 나들이를 다녀오면 꼭 아파요. 피곤한지 코피를 흘리기도 하고 밥을 잘 못 먹거나 2~3일에 한번 변을 못 보기도 합니다. 평소 변은 단단한 편이고 땀도 많이 흘려요. 이렇게 아파서 나중에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A. 아이가 면역력이 약해 자주 아픈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절기에는 충분히 쉬게 하고 면역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찬물보다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게 해주고 외출한 후에는 손을 씻고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못하면서 땀을 많이 흘린다면 피부가 푸석하기 쉽고 이 경우 소화기가 약한 아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일 저녁 소화기가 튼튼해지도록 팔다리를 잘 주무르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자기 전에 팔다리를 마사지해 몸을 충분히 이완시켜주면 아이들의 피로 회복에 좋을 뿐 아니라 튼튼한 근육을 갖게 도와줍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체력을 쌓을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수영 같은 운동은 힘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줍니다. 단 비염처럼 코에 문제가 있으면 수영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생강차나 유자차, 감잎차 등으로 감기를 예방하면서 소화기를 튼튼하고 따뜻하게 관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Q. 아이에게 약 먹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아이가 세 살인데 감기에 걸려도 약을 절대 안 먹으려고 해 늘 씨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약을 안 먹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사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약을 너무 먹이려고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감기로 약을 먹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종합감기약이라도 증상 및 정확한 복용량과 횟수, 권고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콧물이 흐르고 미열이 있더라도 아이가 잘 먹고 잘 놀 때는 평소 생활을 지속하게 해주되 물을 자주 먹이고 손을 자주 씻기며 평소보다 입을 조금 더 자주 헹궈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감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열이 난다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기보다는 열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서늘한 방에서 얇은 이불을 덮어주세요. 열이 39℃에서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옆에서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이 글은 도서 ‘세 살 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위즈덤 하우스)에서 일부 발췌)
[세 살 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 ⑪ 감기에 대한 궁금증 Q&A
입력 2010-02-22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