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을 하면 눈이 따갑고 시린 이유는?

입력 2010-02-23 07:15

[쿠키 건강] 늘어나는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염색이라도 하려 하면 염색약에 함유된 암모니아 성분으로 인해 눈이 따갑거나 악취로 인해 불쾌한 경험을 해 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피부가 민감해지기 때문에 이 같은 제품으로 염색할 경우 눈과 피부를 악화시킬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웰빙과 친환경이 중시되고 있지만 염색약은 예외였다. 흰머리를 검게 만들어야 하는 새치염색약의 경우, 암모니아와 같은 화학성분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려면 눈이 따갑거나 악취로 인해 느끼는 불편함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06~2008년 7월까지 염색약의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부작용 사례로 피부발진/진물/염증(22.1%), 부종(17.2%), 가려움증(17.2%), 안구통증/시력손상/이물감(11.4%) 등이 나타났으며, 30~50대에서 주로 피해가 발생했다. 부작용 신고 상담 건수도 2006년 37건, 2007년 40건, 2008년 7월까지 38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는 염색약에 암모니아 등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 염색약이 눈에 미치는 영향은?

이같이 염색을 하면 눈이 따갑고 시린 사람들이 많다. 실제 머리 염색 후 극심한 눈의 통증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도 종종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연 염색약은 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한림대 성심병원 안과 정윤석 교수는 “염색약이 눈 표면에 닿으면 눈꺼풀 염증을 일으키고 속눈썹이 빠질 수 있다. 또한 각막에 화학적 화상 및 독성 반응을 유발해 각막 짓무름(상피세포층이 탈락된 상태)이 생기고, 이로 인해 급격한 안통·눈물흘림·이물감·충혈·시력저하가 생긴다”며 “이럴 경우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일 내에 통증이 사라지고 시력이 회복되지만 염색약에 심하게 노출됐거나, 기존에 각막의 상처 치유 반응에 문제가 있는 경우, 특히 당뇨환자에선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염색약이 눈에 들어갈 경우엔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염색약에서 눈에 나쁜 영향을 주는 성분은?

염색약에서 눈에 나쁜 영향을 주는 성분은 암모니아가 대표적이다. 염색약에는 모발을 팽윤시키기 위해 알칼리제가 사용되는데 주로 암모니아가 사용된다.

암모니아는 분자량이 작아 발색력이 좋지만 두피 침투가 용이해 두피 트러블을 유발하며 휘발성이기 때문에 시술시 눈의 자극을 유발한다. 또 인체 내에 흡수될 경우 폐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염색시 휘발되며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눈을 침침하고 시리게 한다. 특히 독성을 갖고 있어 사람 몸 속에 오랫동안 머물면 위험한 물질이다.

만약 암모니아가 눈에 직접 접촉되면 각막의 화학 손상을 유발시킨다.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염색시에 눈에 염색약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염색약의 1제와 2제를 섞은 후 잠시 기다려서 암모니아가 어느 정도 날아가도록 한 뒤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암모니아가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염색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요즘은 암모니아가 들어있지 않은 친환경염색약을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웰빙 염색약 등장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은 염색약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친환경 원료와 천연 성분을 이용한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중년층에서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등으로 새치가 생겨 염색약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염색약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두피나 눈이 따갑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다수의 제품들이 화학성분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염색약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거나 천연 성분을 이용한 염색약 개발이 늘고 있다.

염색약을 보다 순하게 만들어 부작용을 줄이고 모발을 건강하게 하는 성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창포추출물이나 아몬드, 올리브오일, 누에고치 등이다.

창포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함으로써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두피와 모근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해 발모를 촉진하거나 탈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단오에 창포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한 것은 창포의 다양한 정유성분이 살균 및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유해산소를 차단함으로써 두피산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몬드와 올리브 오일은 두피의 가려움증 및 자극을 완화시키고 모발의 보습력을 강화시켜 손상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한편 어류의 비늘에서 추출한 콜라젠 성분인 ‘마린콜라젠’은 모발의 케라틴 성분과 유사해 염색 시 손상된 모발을 복원하고 두피와 모발에 높은 보습효과를 주어 손상을 막아준다.

특히 지난해 2월 출시된 중외제약의 친환경염색약 ‘창포엔’은 기존 염색약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됐던 암모니아를 아미노산 단백질로 대체해 염색약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없고 눈과 두피의 자극을 최소화한 최초의 제품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제품은 겔 타입으로 선명하고 윤기 있는 모발을 만들어주면서도 흘러내리지 않아 피부나 두피에 잘 묻지 않는 게 특징이다. 또 창포추출물, 피톤치드, 콜라겐 등 천연 성분이 두피와 모발을 보호해주며, 아로마 오일이 첨가돼 염색할 때 은은한 허브향이 나기 때문에 창문을 열지 않고도 실내에서 염색이 가능하다.

특히 그 동안 염색약의 필수 성분으로 사용되어 눈과 두피 트러블과 피부염 등 부작용의 원인물질로 지목된 암모니아 등 유해 화학물질을 제거해 모발과 두피 손상은 물론 눈의 자극이나 알러지, 피부염 등 염색약의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