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이사철, 무리하단 허리건강 ‘삐끗’

입력 2010-02-18 17:58
통증부위 ‘허리’ 가장 많아… 충분한 스트레칭·올바른 자세 유지해야

[쿠키 건강]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바야흐로 초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다. 짐을 싸고 정리까지 도와주는 포장업체도 많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접 짐을 싸고 나르는 수고를 마다 않는 것이 불경기를 살아가는 우리네 심정이다. 하지만 몸 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짐을 나르다간 병원비가 더 들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자생한방병원이 일반인 202명을 대상으로 이사철 척추관절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계절 중 봄철 이사를 계획하는 사람이 52%로 가장 많았고, 이사 후 통증지속시간에 대해서는 78%의 응답자가 반나절에서부터 일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고 답했다.

또한 신체부위 중 허리에 통증(54%)을 느끼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절반에 가까운 48%가 이삿짐을 나를 때 주로 허리의 힘만으로 물건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이사 도중 허리 삐끗하는 경우 가장 많아

겨울 추위가 끝나가는 2~3월, 자녀들의 새학기 시작에 맞춰 많은 사람들이 초봄 이사를 계획한다. 자생한방병원 설문 결과, 봄에 이사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52%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초봄에 무리하게 이사하는 경우 추운 날씨로 인해 부상을 당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록 피부에 닿는 공기는 이전과 달리 많이 따뜻해졌다 하더라도 몸이 계절을 느끼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차가운 기운이 닿으면 물체가 수축하듯, 겨울 동안 몸의 근육과 인대 등도 수축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이상호 원장은 “운동 부족 등으로 몸이 움츠러든 상태에서 무리하게 몸을 쓰다 보면 겨울잠에서 덜 깬 몸이 깜짝 놀라게 되고 그 증상이 허리, 관절, 근육 등을 통해 통증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이사 전후에 충분한 스트레칭은 필수다”고 충고했다.

◇가장 통증을 많이 느끼는 부위는 허리

이사 후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허리라고 답한 응답자가 54%로 가장 많았고 어깨와 팔(31%), 다리와 무릎(10%)이 그 뒤를 이었다. 통증지속기간에 대해서는 2~3일간 지속된다고 응답한 경우가 36%로 가장 많았지만, 1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31%에 달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허리의 힘만으로 물건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와 무릎을 동시에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무리한 힘이 순간적으로 가해지거나 잘못된 자세로 무거운 짐을 드는 등 이러한 생활 습관이 반복될 경우 허리건강에 적신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원장은 “갑자기 무거운 짐을 들거나 허리에 힘을 줄 때 근육, 인대 등이 손상되는 요추염좌가 발생될 수 있는데, 같은 부위에 여러 번 생기거나 빨리 낫지 않는다면 척추관련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허리 힘만으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자세가 습관화 될 경우 디스크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 찢어지는 등 허리 디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물건을 옮기거나 들 때 올바른 자세는 어떤 자세일까? 이 원장은 “바닥에 놓인 물건을 들 때는 반드시 무릎을 같이 구부려 들도록 하고, 무거운 물건은 몸에 바짝 붙여 품에 안듯 들어 올려야 한다”며 “무거운 물건을 한 번에 옮기려 하기 보다는 나눠 들거나 가급적 주위의 도움을 받도록 하고, 물건을 들고 있는 동안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무겁다고 앞으로 구부정하게 몸을 숙이거나 팔을 몸에서 멀리 뻗은 채로 들면 허리가 받는 부담이 더욱 커져 허리 부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 후 통증은 파스나 찜질방으로 푼다?

이사 후 통증을 없애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찜질방에서 몸을 지지거나 파스를 붙이지만, 급성 통증 초기에는 온찜질 보다 냉찜질이 효과적이다. 통증 초기부터 온찜질을 하게 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통증 범위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통증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1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될 경우 이런 가정요법에만 의존하다가는 오히려 허리병을 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원장은 “지속적인 통증을 적절한 처방 없이 방치할 경우 허리디스크와 같은 만성 척추질환으로 이어지거나 목과 어깨, 턱으로 통증이 전이될 수도 있고, 오랜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나 우울증, 집중력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이사 전후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옆구리 늘리기

1)발의 모양이 11자가 되게 양발을 어깨너비만큼 벌리고 서서 팔을 머리 위로 올린다.
2)상체를 오른쪽으로 천천히 기울이고 10~15초 유지했다가 반대편도 시행한다(골반은 움직이지 않게 하고 상체를 무리해서 기울이지 않는다).

△뒷다리 근육 늘리기

1)의자나 상자 위에 한쪽 다리를 올려 발끝을 몸쪽으로 당긴다.
2)양손으로 무릎을 살짝 누르며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3)15초 이 자세를 유지하며 발목을 좌우로 회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