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최근 위생환경 개선으로 사라졌던 ‘장내 기생충’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이준행 교수팀(성균관의대)은 2000~2006년 사이 건강검진을 처음 받은 7만8073명(평균나이 49.4세)을 대상으로 분변 내 기생충 양성률을 조사한 결과, 2000년 2.51%였던 기생충 양성률이 ▲2001년 2.63% ▲2002년 3.56% ▲2003년 4.04% ▲2004년 4.48% ▲2005년 3.94% ▲2006년 4.45% 등으로 1년에 평균 1.15배씩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16일 밝혔다.
검사를 통해 발견된 기생충은 회충, 편충, 간흡충, 요코가와흡충, 광열열두조충, 왜소아메바, 대장아메바, 람블편모충, 이질아메바 등 총 9종으로 분석됐다. 크게 늘어난 기생충은 흡충에 속하는 간흡충과 원충인 왜소아메바였다.
간흡충의 경우 양성률이 2000년 0.45%에서 2006년에는 1.4%로 3배나 늘었으며, 왜소아메바도 2000년 1.23%에서 2005년에는 2.29%로 2배 가까이 많아졌다.
이처럼 간흡충이 증가한 것은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데다 감염원인 참붕어, 모래무지 등의 담수어를 생식하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가 많고, 먹는 구충제도 주로 장내 선충에만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반면 왜소아메바는 분변이나 사람간 접촉, 오염된 식수 등을 통해 감염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토양매개성 기생충으로 잘 알려진 회충의 경우 2000년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지만, 2006년에는 0.01%의 양성률을 보였으며 편충도 0.01%에서 0.72%의 양성률을 보였다.
이준행 교수는 “기생충 감염을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과거에는 중요시하지 않던 기생충 감염이 늘고 있다”면서 “간흡층과 왜소아메바 등 치료를 필요로 하는 기생충질환 예방을 위한 대국민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분석결과는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사라졌던 기생충이 돌아왔다… 매년 1.15배씩 증가
입력 2010-02-17 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