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사랑하는 아기에게 엄마 젖을 먹이고 싶은 마음은 모든 엄마들이 같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 젖 먹이는 것도 어느 정도는 요령이 필요하다. 전반적인 사정을 잘 알아야 수월하게 젖을 먹일 수 있다.
◇ 모유수유 요령에 대한 공부 미리미리 해 두어야
아기를 갖게 되면 젖 먹일 준비를 하는 것이 태교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아기를 낳고나면 모든 일이 당황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므로 아기를 낳기 전부터 미리미리 공부해 준비를 해야 한다. 서점에 들러 적당한 책을 하나 산다. 그리고 다니는 산부인과나 모유권장 단체들이 개최하는 모유 수유 교육을 받도록 한다. 때로는 교육을 받고 유아용품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출산 전에 젖 먹이기 교육에 참여하고 분만 후 수유 지도를 받은 엄마는 안 받은 엄마에 비해 젖 먹이기에 대한 자신감이나 성공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산전에 좀 더 구체적으로 아기 인형을 안아 보고, 젖 물리기 자세와 요령을 배워 두는 것이 필요하다.
◇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산후 조리원을 찾도록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엄마의 젖을 물도록 도와주는 병원, 엄마와 아기가 함께 24시간을 지낼 수 있도록 모자동실을 원칙으로 하는 병원에서 분만을 준비하는 것이 엄마 젖 먹이기를 성공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아직까지 많은 병원에서는 분만 후 아기는 산생아실에 엄마는 산모 병실에 따로 지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수유실을 찾아가서 젖을 먹인다. 이런 경우 대부분 아기가 울고 난 후에 젖을 먹이게 돼 젖을 물리자마자 잠들어 버리기 일쑤다. 아기가 울기 전에 젖을 물려야 충분히 젖을 빨릴 수 있 되고, 아기의 배고픔 신호를 잘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기는 같은 방을 써야 한다.
아기와 같은 방을 쓰면 엄마 젖 먹이기가 수월해지는 것 이외에도 엄마와 아빠가 아기를 돌보는 것에 자신감이 생기며, 아빠와도 친밀감이 증진된다. 유니세프에서 지정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에서는 모자 동실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산후조리원에서 산후 조리를 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에서와 마찬가지로 모자동실을 실시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 후에 신체적으로 피곤하고 힘들지만 아기를 신생아실에 따로 두고 2~3주 동안 떨어져 지내면 모유수유는 매우 어렵게 된다.
특히 낮 동안에는 아기가 찾을 때마다 엄마 방에 데리고 와서 젖을 먹이다가도 밤에는 엄마가 푹 잘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분유를 먹이고 재우면 모유수유는 실패하기 쉽다. 유두 혼동이 오기 쉽고, 모유가 잘 나오도록 촉진하는 프로락틴이라는 모유분비촉진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밤에 아기에게 젖을 물리지 않으면 이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모유가 늘어나지 않는다. 낮에 아무리 애를 써도 젖 먹이기를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흔히 엄마 젖을 먹이는 걸 무슨 극기 훈련이나 수도 생활처럼 여기는 엄마가 많다. 아기를 위해서 젖 먹이는 동안 이것도 안 먹고 저것도 참고 그럴 필요가 없다. 엄마 젖을 먹이는 동안 아기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경우가 아니면 엄마가 먹는 음식을 가릴 것은 없다.
오히려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을 골고루 먹고 아기 젖을 물리는 것이 영양소를 골고루 줄 수 있어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뽀얀 국물이 있는 음식들을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음식이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
젖 먹이는 데에 너무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것도 좋지 않다. 아기가 젖을 물고 자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엄마가 벌을 서고 있는 것처럼 하루 종일 젖을 물리고 있으면 엄마가 너무 피곤하게 돼 젖 먹이는 것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 때 졸려하면 깨워 가며 잠들기 전에 충분한 양을 먹도록 하고, 아기가 잠들면 엄마도 얼른 잠을 청해서 휴식을 취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젖 먹이는 엄마들도 한 번쯤 머리염색도 하고 싶고 파마도 하고 싶을 것이다. 해도 된다. 좋아하는 커피나 카페인이 든 음료도 하루 한 두잔 정도는 괜찮다. 너무 좋아하던 것을 참고 지낼 필요는 없다.
◇ 젖 물리는 자세를 잘 알아두어야
젖은 바른 자세로 물려야 잘 나온다. 아기 입이 붕어 입처럼 충분히 아래위로 벌어지는 자세로 엄마 젖을 깊이 물려야 하며, 갓난아기 때에는 양쪽 가슴을 10~15분 이상 씩 하루 8~12회 먹이도록 한다. 분유를 보충하느라고 우유병을 빨아 본 아기들은 엄마 젖과 우유병을 혼동해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엄마 젖을 젖꼭지만 물려고 한다.
젖을 깊게 물지 않고 젖꼭지만 물고 빨면 젖꼭지가 갈라지고 피가 나며, 젖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아 젖양이 줄어들기 쉽다. 아기가 젖 빠는 방법을 혼동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엄마 젖만 먹이도록 애를 써야 한다. 태어난 지 6주, 3개월 등 아기가 갑자기 크는 급성장기 들을 기억해서 젖을 자주 찾더라도 분유를 보충하지 말고 젖을 더 열심히 먹이도록 한다.
◇ 엄마가 아파도 젖은 먹이도록 해야
엄마가 B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에도 모유수유는 가능하다. 아기에게 B형 간염에 대한 예방주사와 면역글로블린을 태어난 후에 맞히면 모유를 먹이더라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엄마가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는 동안 젖을 끊는 것이 아니라 젖을 먹이면서 먹어도 괜찮은 감기약을 처방해 달라고 해서 먹어야 한다.
갑상선 약제, 고혈압 약제, 당뇨병 약제 등 엄마가 젖을 먹이는 동안 엄마의 치료를 위해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젖을 먹이면서 먹어도 괜찮은 약제들이 있기 때문에 담당 의사 선생님과 의논을 해서 약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엄마 젖은 엄마가 아는 만큼 수월하게 먹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관동의대 제일병원 소아과 신손문 교수>
“엄마 젖은 엄마가 아는 만큼 먹일 수 있다”
입력 2010-02-17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