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일부 대형병원 독식

입력 2010-02-09 12:05
식약청, 09년 임상시험 승인현황 분석결과… 서울대병원·서울아산등 빅5 편중 심각

[쿠키 건강] 의약품의 효능·효과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되는 의약품 임상시험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2009년까지 승인한 의약품 임상시험에 대한 현황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허가된 의약품 임상시험은 모두 4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400건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08년말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한 신규투자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예년의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Local) 임상시험은 08년 184건에서 09년 198건으로 증가했고,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도 08년 61건에서 09년 76건으로 증가하는 등 국내 개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국내 임상시험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다국가 임상시험이 202건으로 국내 임상시험 198건보다 약간 많았으나 그 비율은 전년 216건대 184건에 비해 줄었다.

임상시험 신청 의뢰자별로는 지난해 ▲한국노바티스(19건, 4.8%)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코리아(17건, 4.3%) ▲한국얀센(15건, 3.8%) ▲한국화이자제약(14건, 3.5%) ▲바이엘코리아(13건, 3.3%) 순으로 상위 5개사가 전체 임상시험의 19.5%를 차지해 임상시험이 점차적으로 특정회사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회사로 분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에는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이 24.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57%) 및 수도권(12%)에서 대부분의 임상시험이 실시되고 있었으며, 지방에서도 대구·부산·인천·광주 등 주로 광역시에서 실시되는 임상시험 건수가 높아 아직도 임상시험이 주로 대도시에 편중돼 있음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국내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임상시험기관의 편중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임상시험기관별로는 지난해 총 135개 기관(09년말 현재) 가운데 ▲서울대학교병원(144건, 36.0%) ▲서울아산병원(138건, 34.5%) ▲삼성서울병원(132건, 33.0%) ▲연세대학교신촌세브란스병원(127건, 31.8%)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85건, 21.3%) 등 이른바 빅5기관이 대다수의 임상시험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10위권 내에는 고려대학교안암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가천의과대학교중앙길병원이 포함됐다.

다국가 임상시험 역시 지난해 ▲서울아산병원(104건, 51.55%) ▲삼성서울병원(101건, 50.0%) ▲연세대학교신촌세브란스병원(93건, 46.0%) ▲서울대학교병원(78건, 38.6%)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51건, 25.3%) 등 빅5기관이 점령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임상시험이 치료영역별이나 임상시험 단계별 모두에서 글로벌 임상시험과 유사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임상시험이 08년말 불어 닥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지난해 현상유지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임상시험 수준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