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은아 대한치과교정학회 공보이사(서울 이바른치과 원장)>
[쿠키 건강칼럼] 어떤 일을 하던 스트레스가 없는 직업은 없다. 태어나고(生), 늙고(老), 병들고(病), 죽는(死) 일 등 인생 자체를 네 가지 고통(사고: 四苦)이라 했던 어느 종교의 교리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산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은 일이고 보니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업활동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일 경우에는 성격도 가치관도 천차만별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많을 수 있다. 교정치과의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럴 땐 스트레스 ‘가득~’
“교정치과의사가 마법사는 아니랍니다.” 언젠가부터 어딜 가나 ‘웰빙’이 유행이다. 웰빙(well-being)이란 말 그대로 잘 사는 것이다. 이러한 웰빙이 화두가 되면서 누구나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되고, 교정치료에 있어서도 더 이상적인 치료 결과를 원하는 환자가 많아졌다. 물론 치료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가장 최선의 치료법을 권하고,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몇 가지 치료계획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각 치료법의 장단점과 치료의 한계에 대해 충분히 설명 했음에도 치료가 끝났을 때 이미 설명한 치료의 한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때 참 어려움이 많다.
가령 골격적인 문제가 심해서 수술을 동반하지 않고서는 이상적인 치료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으나 수술은 못하겠다고 하고 나중에 치료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불평하는 경우 또는 본인의 치아 모양 이상 등으로 교정치료 후 보철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 “교정치료 끝났는데 무슨 치료를 또 받아야 하느냐”며 교정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불평을 하시는 경우 등이다.
교정치료만으로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교정상담 시 충분히 이해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아요
요즘은 교정치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참 다양하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클릭만 하면 교정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성 기사들에서 자투리 정보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정보의 바다에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정보들 중 잘못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잘못된 정보를 퍼서 나르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마치 그것이 진실인 양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oo 교정이 최고라면서요?”라면서 특별한 치료법도 아닌데 대단한 치료법인 양 포장된 시술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오는 환자, “oo 방법을 쓰면 2주 만에 교정이 끝난다면서요?”라는 황당한 질문을 하는 환자들을 보면 한숨이 푹 나온다.
2주 만에 끝난다는 것은 교정치료가 아니며, 치아를 삭제해서 만드는 치아성형인데, 이를 ‘급속교정’이라 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접하는 정보들은 그냥 참고만 하고, 교정전문가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정치과의사로서 스트레스를 받는 대표적인 두 가지 경우를 살펴봤다. 사실 스트레스를 주는 환자분들은 극소수다.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만나면 즐겁고 그분들을 치료해 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또 그 치료에 만족하시는 모습에 감사하게 된다. 그렇지 않았다면, 교정치과의사라는 직업이 고달프기만 했을 것이다.
얼마 전 선배와 대화중에 나왔던 말이다. 97%의 환자분들에게서 받은 긍정적 에너지를 3%의 스트레스 주는 환자에게 다 빼앗긴다고. 그 뒤로는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기도를 하게 된다. “오늘은 제발 에너지-킬러(energy-killer)를 만나지 않게 해 주세요~.”
이 글은 최은아 대한치과교정학회 공보이사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외부 칼럼은 본보의 취지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 치아교정⑤] ‘치아교정’ 치과의사들의 스트레스
입력 2010-02-06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