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근육을 강화시키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AS)가 심각한 신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컬럼비아대학병원 병리학·내과학 비벳트 다가티(Vivette D. D''Agati) 교수가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AS가 생각지 않았던 신장애의 발병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 신장애 비만자보다 심해
AS는 프로, 아마추어를 불문하고 운동선수들 사이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AS가 내분비계와 간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장에 대한 영향은 지금까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장기 AS남용 후의 신질환을 검토한 연구로는 처음이다. 연구책임자인 다가티 교수는 AS를 수년간 복용해 온 보디빌더 10례를 검토했다. 그 결과 대상자 모두 요단백이 검출돼 신기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생검에서 반흔조직화의 일종인 국소성분절성사구체경화증(FSGS)이 발견됐다. FSGS는 통상 신장에 과부하가 걸릴 때 일어나기 쉽다. 이번 대상자의 신장애는 병적으로 비만한 환자와 유사하지만 중증도는 훨씬 높았다.
AS의 중단으로 전체적으로 신장애는 개선됐지만 진행성 신질환을 보인 1례는 말기신부전을 일으켜 투석이 필요했다. AS를 다시 사용한 또다른 1례는 중증 임상증상이 재발했다.
교수는 “근육량이 극단적으로 증가하면 사구체여과량(GFR)이 늘어나 부하가 위험 수준까지 걸리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AS남용으로 인한 신장 손상은 BMI가 높은 병적비만환자에 비해서도 임상적·병리학적으로 중증이다. 사구체에는 AS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AS는 신(腎)사구체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장 1개 당 약 100만개 존재하는 사구체는 혈장을 여과해 소변을 생성시킨다. 하지만 보디빌더 등의 AS 섭취는 lean body mass(제지방체중)의 증가 뿐만 아니라 신사구체에도 부담을 주준다.
대량의 프로틴 보충제를 통해 근육량을 늘리면 다양한 기전을 통해 신장의 혈류량과 GFR이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단백질 대사의 부산물인 함질소물질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반응이다. 하지만 고단백질식을 먹어 여과량이 만성적으로 항진하게 되면 사구체 경화증으로 진행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이번 10례 중 6례는 신장 생검 때 혈압이 높아지거나 고혈압 기왕력을 갖고 있었다. 전신성 고혈압과 역도 등 무거운 것을 들 때 일어나는 일과성 혈압상승은 모두 신장을 손상시킨다.
신기능 평가의 주요 지표가 되는 혈청 크레아티닌치는 근육량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은 운동선수에서는 신장애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다가티 교수는 “크레아티닌치의 경미한 상승은 제지방체중의 증가에 대한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으로생각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운동선수에서 신질환을 조기 검출하려면 감도가 높은 신기능검사, 요단백검사가 필요하다. 젊은 운동선수는 겉으로는 건강하고 대부분은 AS의 사용여부를 알 수 없다. 따라서 건강해 보여도 지금 천천히 신장이 손상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jkim30@medical-tribune.co.kr
근육강화스테로이드 신장애 초래
입력 2010-02-05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