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관절척추 안 좋으면 명절놀이 자세도 중요… 세배할 땐 무릎부터 굽히고 허리 숙여야
[쿠키 건강] 이제 며칠 후면 민족의 최대 명절 설날이다. 이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단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다름 아닌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무릎 어깨야~”하는 소리가 아닐까.
주방에서 하루 종일 음식장만 하는 주부는 물론 귀향길 운전자는 당연하고, 집에서 세배하고 게임하고 고스톱 하는 어린이, 어르신네들까지도 모두 관절척추가 힘들다. 이번 설날에는 명절 자세법을 익혀 관절척추가 힘들지 않는 즐거운 명절을 지내자. 즐거운 설날, 관절척추 살리는 ‘자세의 기술’을 알아봤다.
◇관절 척추 건강 지키는 ‘자세의 기술’
명절 며칠 보내는데 건강에 얼마나 해롭겠느냐 하겠지만 평소에 관절과 허리가 안 좋았던 사람은 더 나빠질 수가 있다. 세배와 윷놀이, 고스톱 등 명절에 하는 일들이 관절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실제 명절 이후 관절과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관절 지키는 세배의 기술
보통 설날에 세배와 성묘로 절하는 횟수가 10회에서 많게는 30회를 넘기도 한다. 절은 간단한 동작이지만 온 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횟수가 많을수록 부쩍 힘들게 여겨진다.
절을 할 때에는 먼저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춘 후 허리를 숙인다. 무릎이 굽혀지지 않고 허리부터 숙여지는 자세라면 상체의 하중을 허리가 버텨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다. 따라서 절을 할 때는 먼저 무릎을 꿇어 쭈그린 자세에서 허리를 숙여 절을 하는 것이 맞는 순서다. 일어날 때는 역순이다. 먼저 엎드린 자세에서 먼저 상체를 들어 허리부터 바로 세우고 무릎을 펴며 일어서야 한다(사진1).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앉으면 본인 몸무게의 7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실린다. 딱딱한 바닥에 무릎을 ‘쿵’하고 놓으면 무릎 연골이 상할 수도 있으니 방석을 깔아 무릎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윷놀이는 동작 크게, 고스톱은 동작 그만
명절에는 윷놀이만한 것이 없다. 윷을 던지며 큰 소리로 한바탕 즐기다 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관절의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진다. 하지만 이런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 앞서서 윷놀이 자세를 알아보자.
윷놀이는 과장된 동작으로 윷을 던지고 직접 말을 옮기는 과정에서 경직된 관절 근육이 풀리기 때문에 오히려 관절 건강에 좋다. 하지만 양반다리로 앉아서 윷만 던지는 자세는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게 되는 만큼 주변의 근육이나 힘줄이 무리하게 당겨져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설날을 맞아 고궁이나 야외 놀이공원, 명절 이벤트 행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널뛰기도 조심해야 한다. 널뛰기는 뛰어오를 때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무릎 관절과 주위 근육을 강화시킨다. 무릎을 많이 움직이면 혈액순환과 물질대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단 널뛰기는 착지 동작이 중요하다. 높이 뛰어올라 착지하는 만큼 착지할 때의 충격이 무릎을 통해 온 몸으로 전달된다. 평소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은 물론 퇴행화되고 있는 노인들은 널뛰기를 해서는 안 된다. 착지할 때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무릎 통증이 악화된다.
고스톱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고스톱 놀이만큼 관절 척추에 무리를 주는 운동도 없으니 무엇보다 적당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스톱을 할 때는 앉는 자세가 관건이다. 오랫동안 앉아 있는 자세는 체중 부담을 고스란히 허리에 실어 디스크에 부담을 준다. 또 양반다리인 경우 무릎이 130도 이상 굽혀지면 쪼그려 앉는 것과 같은 압박이 무릎에 전해지고 결국 무릎 관절강 내의 압력을 높아져 무릎이 붓거나 아프게 된다.
올바른 자세는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똑바로 세웠을 때보다 허리에 1.5배 이상의 무게가 더 실린다. 허리를 위해서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면 쿠션으로 등을 받치고 벽에 바짝 기대앉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은 게임기, TV 보는 기술
청소년들은 연휴 3일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컴퓨터나 게임기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흔한데, 이 역시 주의시켜야 한다. 손 안에 쥐고 즐기는 게임기나 핸드폰 게임기를 오래 하면 엄지손가락과 목에 이상이 생긴다. 게임기의 이름을 따 ‘닌텐도염’이라 부르는 엄지손가락 증후군은 찌릿하고 뻐근해지는 증상이다. 엄지손가락은 운동반경이 좁아 장시간 사용하면 주변 근육에 무리가 가고 힘줄이 늘어질 수 있다. 또 작은 화면을 보기 위해 목을 빼서 게임을 하다 보니 C자형의 목뼈가 일자로 펴지는 거북목이 될 수도 있다.
게임기를 무릎에 두지 말고 가슴 위로 들어 눈과 게임기의 각도가 15도가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15도가 넘으면 목이 앞으로 나오게 돼 목뼈가 펴진다. 또 10분마다 게임을 쉬고 손가락과 목을 풀어준다.
명절 때는 뭐니뭐니해도 TV 보는 자세의 기술이 필요하다. 소파나 방바닥에 앉아서 TV 볼 때 처음에는 바르게 앉았다가도 어느새 배가 앞으로 쳐지고 나오며 등과 뒷허리가 굽어진 자세가 된다. 이런 자세를 계속하면 척추를 감싸고 있던 인대가 늘어나게 되고 디스크가 뒤틀리며 압박을 받아 오래 앉아 있거나 조금만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만 해도 통증이 유발된다. 또 머리를 앞으로 내밀며 ‘TV 속으로 들어가려듯한 자세’는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목과 등근육이 긴장 수축돼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통증이 온다.
올바른 자세는 소파에 앉았을 때 발바닥이 땅에 닿은 상태에서 무릎 위 허벅지가 수평을 이뤄야 한다. 똑바로 앉을 수 있도록 등받이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TV를 오래 보지 않고, 또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자세를 바꿔가며 움직이는 것이 좋다.
◇통증 생기면 휴식하고 찜질해야
어떤 동작을 하든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30분 단위로 일어나 걷는다든지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필수다.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으로는 오른쪽 다리를 바깥쪽으로 빼고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의 허벅지에 올린 후 왼손으로 오른 무릎을 짚고 오른손은 뒤로 향한 채 허리를 비트는 방법이 있다. 또 일어서서 한쪽 양발 사이에 닿게 하고 다른 손을 위쪽으로 향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골반을 옆으로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하고 시선은 위를 향한 손끝을 본다.
또 안 쓰던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다가 뻐근하거나 저리는 통증이 올 수 있다. 이때에는 휴식하며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연휴가 끝나고 병원 찾는 사람이 많다. 평소 허리 안 좋고,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이 무리해서 병이 생긴 것이다. 명절 이후 허리스크가 악화됐다거나 휴식 이후에도 관절이 시큰하고 아프면 병원에서 약물치료로 통증을 없애고 물리치료로 회복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바로병원 이철우 원장>
즐거운 설날, 관절척추 살리는 ‘자세의 기술’
입력 2010-02-05 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