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부 8쌍중 1쌍 불(난)임 부부… 생활습관 개선·기능상 이상유무 반드시 확인해야
[쿠키 건강] 지난해 말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간한 ‘2009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08년 우리나라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세계평균(2.5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22명으로 조사대상 185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184위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일컫는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과도한 양육비·교육비 부담이나 유부녀의 취업이 힘들다는 사회적 환경과 더불어 불임 부부의 증가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복지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불임 또는 난임 부부는 8만7000쌍으로, 약 8쌍 중 1쌍이 불·난임 부부로 밝혀졌다. 불임부부의 증가도 문제지만 대표적인 가임 연령인 30대 여성의 불임률과 남성 불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사실은 불임이 더 이상 개인 혹은 가족만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해준다.
◇1년 내 임신확률 85%
임신은 건강한 정자와 난자, 수정 가능한 난관과 아기를 받아 키울 수 있는 자궁이라는 전제 조건에 건강한 성생활이 더해져 이뤄진다. 하지만 생식구조 등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건강한 부부가 임신을 계획하고 노력했을 때 정상 임신율은 통상 한 사이클당 20~25% 정도로 알려져 있다. 3개월 내에는 약 52% 정도가 임신에 성공하며, 6개월 정도가 되면 약 72%, 일 년 내에 임신이 되는 확률은 85% 정도에 이른다.
물론 이는 배란 시기를 즈음해 주당 2~3회 이상의 정상적인 노력을 했을 때의 결과다. 통상 일 년 이상을 노력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생활습관을 개선함과 동시에 기능상의 이상 유무를 점검해야 한다.
◇채식 위주의 저칼로리 식단도 원인
남성 불임의 대표적 원인은 무정자증이다. 여성의 경우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조기폐경, 나팔관 이상 등의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불임이 있다.
심한 스트레스 등 감정의 변화는 대뇌의 시상하부를 통해 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배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편식이나 비타민 B12 결핍도 불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B12는 생선이나 생선 간에 풍부하며 특히 참치와 참치 간, 굴, 오징어에 많이 함유돼 있다.
채식위주의 저칼로리 식단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식습관은 성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과도한 비만, 단기간의 급격한 체중증가는 배란장애의 요인이 된다.
무리한 운동이나 심한 다이어트 역시 신경내분비학적 변화를 야기해 불임의 원인이 된다. 또 생식기 질환 또는 빈혈과 당뇨병을 비롯한 갑상선 기능의 이상이나 고프로락틴혈증 등의 전신질환도 임신을 방해한다. 모유수유에 관여하는 프로락틴 호르몬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배란에 관여하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난소에서 배란이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유행하는 스키니진처럼 꼭 끼는 옷이나 하이힐은 골반의 울혈을 야기해 임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울러 서둘러 임신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불임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의지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과제
과거에는 불임의 원인을 여성에게 전적으로 전가해왔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 불임의 원인요소를 각각 35~40% 정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불임은 부부 모두의 책임으로 보고 함께 극복하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돼 있을 경우에는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해 스트레스 요인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
배란장애 등에는 약물치료를, 난관폐쇄 등의 구조적인 문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과 같은 보조생식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더와이즈황병원 불임센터 한세열 소장은 “불임부부가 증가하고 있지만 수 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술을 시도하는 불임부부들에게 여러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며 “부부가 의지만 있다면 불임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uletmesmile@kmib.co.kr
“여보, 우리 왜 임신이 안 되지?”
입력 2010-02-01 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