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잠, 새우잠, 개구리잠 등 잠버릇, 아이의 오장육부 건강상태 바로미터
[쿠키 건강] 추운 날씨에도 잠자리에 들면 옷을 훌렁훌렁 벗고 찬 곳을 찾아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아이들이 있다. 툭하면 감기에 걸려 한의원을 찾는 제희(3)도 마찬가지. 감기에 걸려 콧물, 기침을 하면서도 도무지 이불을 덮으려 하지 않으니, 부모는 덮어주고 아이는 걷어차기를 반복하며 밤잠을 설친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도 찬물을 달라고 떼쓰는 통에 아이 재우기가 만만치 않다.
잠버릇은 무의식 중에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새우잠, 개구리잠, 나체잠 등 아이들의 잠 유형은 오장육부 건강 상태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아이의 잠버릇을 살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천 함소아한의원 장채찬 원장의 도움으로 잠버릇 속에 숨은 아이병과 가정에서 어떻게 돌봐줘야 하는 지 알아보자.<편집자주>
◇4. 잠꼬대 심한 아이 “심장이나 간 기운이 약해 짜증이 심해요”
자면서 중얼중얼 헛소리를 하거나 벌떡 일어나서 울어대고, 깨우려 해도 정신이 혼미해 깨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잠꼬대의 원인을 심장과 간의 기운이 약한 것으로 본다. 모두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데, 심장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이유 없이 불안해하고 멍해 보이며,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호소하며 겁이 많아 잘 놀라는 특징이 있다. 간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예민해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아 신경질적이며 짜증이 잦으며, 활동적이지 못하고 쉽게 지치는 경향이 있다.
△가정에서 돌보기= 부모가 잠을 제때 안 재우거나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만 5~7세 정도에 많이 나타나는데 심리적인 원인이 가장 크기 때문에 아이를 혼내지 말고 잘 다독거려서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 잠꼬대가 심해 부모가 잠을 자기 힘들다거나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도록 한다. 심장 기운이 약한 아이에겐 산약(마), 연자육, 산조인, 구기자, 영지, 솔잎, 인삼, 대추, 감초 등이 심장 기운을 보강하고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간 기운이 약하다면 갈근, 맥아, 박하, 키위, 모과가 도움이 된다.
◇5. 밤에 오줌 싸는 아이 “신장 기운이 약해 성장도 더뎌요”
낮에는 소변을 잘 가리다가도 밤만 되면 실례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야뇨증’이라고도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신기불고(腎氣不固)라고 해 신장의 기운이 견고하지 못해 생긴다고 본다. 신장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야뇨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 발달도 더뎌서 특히 뼈나 치아 또는 모발의 발육이 약한 경향을 보인다. 또한 다른 아이들에 비해 소변을 가리는 시기가 많이 늦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언저리가 자주 붓는 경향이 있다.
△가정에서 돌보기= 만 5세 이상 아이들 중 10~20% 정도가 야뇨 증상이 있는데, 평소 잘 자던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야뇨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아이를 야단치는 것을 피하고 소변을 잘 가린 날에는 칭찬을 해주고, 아이가 밤중에 화장실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보조등을 켜두거나 간이 변기를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좋은 음식으로는 복숭아, 닭고기, 쌀, 돼지고기, 검은 콩, 밤, 미역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오미자, 동충하초, 산수유, 두충 등을 차처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신장 기능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다.
[Tip. 대(大)자로 뻗고 자는 아이가 건강하다?]
대(大)자로 뻗고 자는 아이가 건강하다? 이외에도 팔 다리를 대(大)자로 뻗고 자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몸속의 기(氣)와 혈(血)이 왕성해 넘치는 기운을 분산하기 위해 팔 다리를 뻗고 자는 것이다. 성장기의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세로 건강한 증거다.
이천 함소아한의원 장재찬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잠 잘 때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옆으로 눕는 자세’가 가장 편한 자세라고 본다. 이 자세가 되면 잠자는 동안 기력을 보강하고 소화가 잘 되며, 심장의 압박을 주지 않아 혈액순환이 원활하고 척추 건강에 좋은 자세이기도 하다. 또한 수면 상태에서는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체온 보호를 위해 이불을 꼭 덮고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잠버릇 보면 아이 건강상태 알 수 있다②
입력 2010-01-29 0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