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치과, 보철치료를 급속교정으로 속여 환자 ‘현혹’
[쿠키 건강] #대기업 홍보팀에 근무하는 김성희(25·여·가명)씨는 얼마 전 ‘급속교정’을 통해 2주 만에 고른 치아를 가지게 됐다. 이 때문에 얼굴이 전체적으로 더 예뻐졌다는 기분 좋은 소리까지 듣게 됐다. 하지만 몇 달 후 그렇게도 마음에 들었던 치아교정 때문에 멀쩡한 치아가 아팠고, 찬물이든 뜨거운 물이든 입에 닿기 무섭게 ‘찌릿 찌릿’ 시리기 시작했다. 해당치과 원장은 치아를 깎아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상하다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본 결과 김씨는 자신이 받은 시술이 교정치료가 아닌 라미네이트라는 것을 알게 됐고 멀쩡한 치아를 깎은 것에 분통을 터뜨렸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였다.
이처럼 환자도 모르게 일부 치과에서 정상적인 치아교정이 아닌 보철치료로 환자를 현혹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당초 치아교정은 소아불량과 위장장애, 턱관절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술식이지만 최근 연예인들이 치아교정을 하고 난 후 예뻐졌다는 후광 때문에 각광받게 됐다.
이는 2~3년 걸리는 치료기간을 앞당겨 시술하는 환자마케팅을 낳게 했고, 일부 치과에서는 치아 성형에 가까운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등을 마치 급속교정인 냥 환자를 현혹해 과잉 진료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멀쩡한 치아를 깎거나 삭제하고 보철물을 씌울 경우 비용도 비용이지만 자연치 상실이라는 자괴감과 법랑질 상실로 인한 시린이 증상 등의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급속교정연구회에서는 개원가에서 마케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급속교정’이란 말에 대해 의학적으로 치아교정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아닌 단순히 치아를 깎아 보철물을 씌워 심미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술식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정보를 모르고 단기간에 빨리 치아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일부 치과 원장의 달콤한 말에 현혹된 환자는 몇 달이 지나서야 본인이 교정치료를 받은 게 아닌 것을 알게 되지만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은 일.
최은아 대한치과교정학회 공보이사는 “정상적인 교정치료가 아닌 급속교정이라고 하는 것은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을 활용한 일종의 치아 성형으로 멀쩡한 치아를 깎거나 삭제해 그로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드시 제대로 된 교정전문치과의사에게 시술받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멀쩡한 이(齒) 깎는 게 교정치료?”
입력 2010-01-26 09:45